곧, 당신의 타이밍이 도착합니다.

매일 매일 최선을 다 해야 하는 이유

by 솔립
Timing : 시기 선택, (특정한 일·계획이 있는) 시기[시간]


난 사람마다 다 타이밍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아마 거의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나에게 맞는 타이밍에 맞춰 사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정한 어떤 기준에 맞춘 타이밍 아래서 살고 있다.


학창시절의 12년 동안 학문적으로 배워야 할 타이밍이 주어져 그 시간에 맞춰 살고, 대학 졸업 후에는 짧으면 몇 개월, 길면 몇 년 동안의 타이밍 안에 취업을 해야 한다. 이 외에도 결혼 타이밍, 출산 타이밍, 육아 타이밍... 우리에겐 수많은 타이밍이 주어져 있다.


모두가 다 다른 속도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우린 그 타이밍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넌 왜 아직 OO을 안 해?” “난 왜 아직까지 이러고 있지?” 라며 상대가 이상하다는 듯한 혹은 내가 이상하다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


전자의 경우에는 이런 말이 굉장히 무례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과거보단 이렇게 대놓고 물어보는 사람이 적다. 속으로는 혼자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후자의 경우는 사회적인 통념이 그렇기 때문에 그 개념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불안함을 느낀다.


같이 대학을 졸업한 이 친구는 좋은 회사에 취직해 밥벌이를 하고 있고,
난 아직 연인도 없는데 이 친구는 결혼해서 벌써 아이까지 있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느린 건가?
내가 조금 부족한 건가?
그렇다면 뭐가 부족한 건가?
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왜 나 혼자만 제자리 걸음일까?
출처 Unsplash @hedgehog-digital


자신의 삶에 매번 물음표를 던지며, 현재의 모든 것에 도박을 건 것처럼 생활한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이 불안함을 고민으로 나타내며 어떻게든 고민을 해결하려고 하지만 도저히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없다. 난 지금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가 정한 타이밍 아래에선 내가 느리겠지만, 내 타이밍에선 난 올바른 속도로 가고 있다.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내 자신이 알고 있다면 난 적당한 속도로 가고 있다.



남들보다 조금 늦게 행복을 맛보면 뭐 어떨까?
행복의 향이라도 친구에게서 느꼈기 때문에
난 더 행복을 갈구하겠지만,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그 행복의 맛은 더욱 달콤할 것이다.




흔히 리즈 시절이라고도 얘기한다. 한 해외 축구 선수의 이름을 따서 붙인 신조어로, 한 사람의 인생 중 가장 잘 나가는 시절을 얘기하는 것이다.

타이밍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리즈 시절은 다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10대, 20대 혹은 60대, 70대가 될 수 있겠다.


이미 리즈시절을 맛봐서 잘난 척할 필요도 없고, 혹은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아 좌절할 필요도 없다. 아직 리즈 시절이 오지 않았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도 없고, 오지 않을까 봐 두려워 할 필요도 없다.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맡은 바를 해 나간다면 내 리즈 시절은 반드시 올 것이다. 그게 언제가 되었더라도 말이다.


박막례 할머니와 손녀 김유라 님


유튜브 스타이신 박막례 할머니가 생각난다. 할머니의 인생이 담긴 책을 읽었는데, 책에는 할머니의 밝은 모습과는 달리 슬픈 내용이 가득했다.


할머니는 가정에 충실하지 못한 남편을 만나 홀로 세 남매를 키우고, 파출부 일, 엿장사 일 등... 안 해본 일이 없으셨다. 식당을 운영하는 것으로 일을 정착했지만, 지인들로부터 두 번씩이나 사기를 당하셨다. 그렇게 3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일만 하셨다. 70 정도가 된 어느 날 건강검진을 받으니 할머니께 '치매 고위험군' 진단이 내려졌다. (이미 할머니의 자매분들은 치매라고 하신다.) 이에 충격을 받은 할머니의 손녀 유라 씨는 '평생을 일만 하시던 할머니께서 이런 진단을 받으셔서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퇴사를 하고, 할머니와 호주 여행을 떠났다. (할머니와 여행을 갈 거라고 하면 연차를 허락해주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퇴사를 결심했다고 한다.)


호주 여행을 하면서 찍은 영상을 다른 친척들에게 보내주다가 너무 많은 친척에게 보내기가 번거로워서 유튜브에 그냥 게시를 했다고 한다. 뜻밖에도 그 영상이 그야말로 대박이 나버려서 할머니는 인생의 말미에 '리즈 시절'이 온 것이다. 즉, 그 순간부터 할머니의 타이밍이 시작된 것이다.

지금도 바삐 활동하고 계신 할머니는 벌써 백만 구독자 수를 넘기고, 이미 유튜브 본사나 구글 본사에서는 널리 알아주는 유명 스타시다.


할머니의 재미있는 말과 행동도 좋지만, 할머니의 유튜브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사람마다 타이밍이 다 다르다.'는 것이다. 내게는 오지도 않을 것 같던 그런 기적 같은 일이, 인생의 끝자락에서 왔다.


물론 가장 젊고 예쁠 때, 그 시절이 온다면 참 좋겠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난 사람에겐 말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내게 리즈 시절이 오지 않아 합리화를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리 내 20대, 30대가 찬란했다하더라도 한순간에 무너져 80대에 외로이 쓸쓸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내가 우울하고, 무기력해 있더라도 '나도 박막례 할머니처럼 말년에는 좋은 일이 일어나겠지?'라고 안일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 할머니에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던 이유는 그동안 할머니 스스로 최선을 다해 일하셨기 때문이다.





신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무슨 일이든 최선만 다한다면 신도 감동을 받을지도 모른다. 반대로 얘기하면 신도 감동 받을 정도로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꿈 같은 일이 나에게도 일어난다.


결국 타이밍이란 이렇다. 사람마다 그 타이밍은 다 다르지만, 아직 타이밍이 오지 않았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 없이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한다면 타이밍은 반드시 온다. 반드시 올 것이라고 믿으며 그렇게 살아가면 된다.



희망고문처럼 보일 수도 있다. 미래에 정말로 희망의 형태 조차 없을 수도 있다.


그래도 차라리 희망이라도 있다고 감언이설 같은 거짓말이라도 믿는 게 낫다. 그 희망이 정말 거짓일지라도, 거짓된 희망을 믿는 게 낫다.


실재하지 않는 희망일지라도, 지금의 나를 계속 일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원동력으로 언젠가 내 타이밍이 올 거라고 그렇게 희망을 품으며 또 힘든 하루를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아마 인간에게 '기적 같은 일이 올 거야'라는 판타지 같은 상상력이 없었더라면 금방 멸종했을지도 모른다.


그게 한낱 상상으로 끝나더라도, 일말의 기대가 있으니까

그런 기적 같은 일, 나에게도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으니까

우린 매일 매일을 그렇게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타이틀 이미지 출처 디즈니 애니메이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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