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사이드 아웃> 리뷰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라일리라는 11살 여자 아이를 중심으로, 라일리의 다섯 가지의 감정을 담당하는 기쁨, 슬픔, 소심, 까칠, 버럭이의 일상들을 그린 내용이다.
라일리네 가족은 미네소타에서 살다가 아버지의 직장 문제 때문에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오게 된다.
커다란 집에서 좁은 집으로, 이삿짐은 당일에 오지 못하고 설상가상으로 아버지는 일 때문에 회사에 급히 나선다.
이런 좋지 않은 상황들이 겹침에도 라일리의 가장 많은 감정을 담당하는 기쁨이는 라일리의 기분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준다.
라일리의 감정 중, 리더를 맡고 있는 기쁨이는 슬픔이란 감정을 좋지 않다고 생각하며 은근히 슬픔이를 따돌리고 있다.
슬픔이가 자꾸만 기쁜 감정 구슬에 손을 대려고 하자 기쁨이는 만지면 안된다고 말하며, 슬픔이가 감정들을 만지지 못하게 바닥에 원을 그려서 슬픔이 새어나오지 않도록 막는 게 너의 임무라고 말한다.
슬픔이가 기쁜 감정 구슬을 만지면 기뻤던 기억 조차도 슬프게 만들기 때문에, 기쁜 게 최고의 감정이라고 생각하는 기쁨이에게는 슬픔이가 싫을 만도 하다.
그런데 슬픔이는 자꾸만 그 감정들에 무의식적으로 손을 대려고 하고, 결국에는 기쁜 감정들로 이루어진 핵심 기억에도 손을 대고 만다.
기쁨이는 슬픔이를 제지하려다 핵심 기억들을 놓치고, 이 와중에 슬픔이가 제어판을 작동시킨다.
그때의 라일리는 전학 온 학교에서 자기 소개를 하고 있었는데, 슬픔이가 제어판을 만지는 바람에 울면서 자기 소개를 끝마치고 만다.
기쁨이와 슬픔이가 다투던 중에 이 둘은 핵심 기억을 가지고 장기 기억 보관소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라일리가 핵심 기억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고 있으므로, 핵심 기억에 의해 만들어진 감정의 섬이 있다.
가족의 섬, 우정의 섬, 엉뚱의 섬, 정직의 섬, 하키의 섬이 있지만, 기쁨이가 이 핵심기억들을 가지고 장기 기억 보관소에 떨어져서 모든 섬들의 불빛이 꺼져 버린다. 또한 본부에는 리더인 기쁨이가 없고, 그와 반대되는 성격인 슬픔이가 없었기에 까칠이, 버럭이, 소심이가 라일리의 감정을 제어해야 했다.
그들이 제어하지 않을 때는 마치 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였는데, 라일리의 엄마가 라일리가 무슨 일이 있는 걸 알고 일상 대화를 하려고 한다. 그러나 까칠이, 버럭이, 소심이가 라일리의 감정을 제어해서 라일리는 부모님에게 화를 내버린다. 그래서 부모님과 다투게 된 라일리는 방에서도 계속 화가 나 있는 상태다. 아빠는 라일리에게 화해를 청하려 하지만, 기쁨이가 없었기 때문에 라일리는 이를 무시해버린다. 그 때문에 엉뚱의 섬이 무너지고 만다.
한편, 장기 기억 보관소에서 자신들이 있던 본부로 돌아가야 하는 둘. 슬픔이가 장기 기억 보관소의 지도를 읽어서 그 길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기쁨이는 무기력해진 슬픔이를 이끌고 본부로 향하려 한다.
기쁨이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빙봉을 만난다. 빙봉은 라일리가 어렸을 때 그녀가 만들어 낸 상상 속의 친구이다. 그러나 라일리가 점점 커 가자 그녀가 빙봉을 기억해주지 못하고 있어서 떠돌고 있었다. 기쁨이는 빙봉이와 함께 본부로 가서 라일리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서 빙봉이, 슬픔이와 함께 본부로 향한다.
빙봉이는 본부에 가려면 생각 기차를 타고 가면 된다고, 자신을 따라오라고 하는데 빙봉이는 위험 금지 구역으로 된 곳이 지름길이라며 그곳으로 가자고 한다. 슬픔이는 그곳이 추상적 개념 구역은 금지 구역이라 그곳으로 가면 안된다고 말하지만, 기쁨이는 빨리 본부에 가서 라일리를 기쁘게 해줘야 한다며 금지 구역에 발을 들인다.
그들이 추상적 개념 구역에 들어가자, 관계자들이 불순물을 제거해야 한다며 가동을 시킨다. 그러자 기쁨이, 슬픔이, 빙봉이가 딱딱하게 변하고 나중에는 2차원의 몸으로 변해버린다. 거기에서 계속 갇혀서 사라지면 자신들이 사라지기 때문에 슬픔이의 아이디어로 몸을 납작하게 만들어서 그 구역을 빠져 나온다.
하지만 생각 기차를 놓치게 되고, 그들은 다른 역을 찾아서 떠난다. 상상의 나라로 들어선 그들은 그곳에서 라일리의 상상 속 남친, 상상 속 판타지들을 구경한다. 그런데 이때 빙봉이 어릴 적의 라일리와 함께 만들었던 로켓을 버리는 걸 발견한다. 결국에 영원히 잊혀져버리는 쓰레기장으로 로켓이 버려지고, 빙봉은 상심한다.
기쁨이는 어떻게든 빙봉을 기쁘게 해주려 하지만 도저히 기분이 나아지지 않는다. 그러자 슬픔이가 빙봉의 곁에 와서 그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이해해주려 한다. 이 모습에 기쁨이는 슬픔이의 역할이 있다는 걸 조금씩 깨달아간다. 빙봉이는 울고 나니 마음이 괜찮아졌다며 다시 생각 기차 역으로 향한다. 다행히 그 셋은 정차해 있는 생각 기차를 발견해 올라탄다.
한편, 본부에 남아있는 까칠, 버럭, 소심이는 라일리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고민을 한다. 버럭이는 라일리가 불행해진 이유는 샌프란시스코로 이사왔기 때문이라며 라일리가 미네소타로 다시 가서 행복해지고, 그 행복으로 핵심기억을 만들면 된다는 아이디어를 낸다. 그리고 다음 날 그 아이디어를 실행하기로 마음 먹는다.
밤이 되고, 라일리가 잠이 들자 생각 기차도 멈춰버린다. 라일리가 깰 때까지 기쁨, 슬픔, 빙봉은 라일리의 꿈 제작소로 들어간다. 그곳은 라일리가 하루에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촬영을 해서 라일리의 꿈에 보여준다. 기쁨이는 빨리 본부로 가야한다며 라일리를 깨우고자 한다. 그때 슬픔이는 라일리가 깨려면 무섭고 겁나는 꿈을 만들면 된다고 하지만, 기쁨이는 자신이 더 라일리를 잘 안다며 온갖 재밌는 것으로 라일리를 깨우려 한다.
촬영장에 난입해버린 그들 중 빙봉이 경비들에게 끌려나가 라일리의 잠재의식에 가두어버린다. 기쁨이가 꿈으로 난입할 때, 핵심 기억을 빙봉에게 맡겼기 때문에 빙봉은 핵심기억들을 갖고 끌려나갔다. 그래서 기쁨이와 슬픔이는 아이디어를 내서 잠재의식 속으로 들어간다. 잠재 의식은 라일리가 겁나하는 것들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빙봉은 삐에로 위에 풍선 감옥에 갇혀있었는데, 어떻게 하면 라일리를 깨울 수 있을 까 고민하다 삐에로를 잠재 의식 바깥으로 꺼내기로 한다. 그들은 삐에로를 유인해서 꿈 제작소로 갔고, 결국 라일리는 꿈이 무서워서 잠에서 깬다. 라일리가 잠에서 깼기 때문에 다시 생각 기차가 운행을 시작한다.
그러나 본부에서는 라일리가 잠에서 깼으니 그 아이디어를 실행할 때가 왔다며, 제어판에 아이디어 전구를 꽂는다. 라일리는 부모님 몰래 미네소타로 가출할 계획을 하고 엄마의 카드를 훔쳐 다음 날 학교에 가는 척 집을 나가버린다. 이때 정직의 섬이 무너져 내리면서 생각 기차의 레일도 부서져버린다. 기차에 타고 있던 기쁨, 슬픔, 빙봉은 다시 장기 기억 보관소로 떨어지고, 어떻게 해야할지 방법을 찾던 중 회상 튜브를 발견한다.
기쁨이는 회상 튜브를 타고 본부로 가면 되겠다고 하지만, 슬픔이가 기쁨이 곁으로 간 순간 핵심 구슬의 색이 슬픔이의 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기쁨이는 라일리는 행복해야 한다며 슬픔이를 버리고 가려 하지만 가족의 섬도 점점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회상 튜브도 깨져버리고 말아 기쁨이와 기쁨이를 구하려던 빙봉이 기억 쓰레기장으로 떨어지고 만다.
그곳에서 계속 있으면 사라져 버리는 것을 알게 되는 기쁨이는 어떻게든 위로 올라가려고 하지만 마음처럼 안된다. 모든 게 절망처럼 느껴진 기쁨이는 눈물을 흘리며 슬퍼한다. 그리고 기쁨이는 라일리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위로를 받는 행복한 기억 구슬을 보게 된다. 구슬을 만지자 위로 받기 전에 라일리가 슬퍼했던 것을 본다. 그리고 기쁨이는 '엄마와 아빠가 라일리를 위로해줄 수 있었던 건 슬픔이 덕분이었어.'라고 말하며 슬픔이도 필요한 존재라는 걸 깨닫는다.
이때 기쁨이는 빙봉의 로켓도 이곳에 떨어져있다는 걸 떠올리고, 빙봉과 그 로켓을 타고 다시 위로 올라가려 한다. 빙봉의 노래를 부르며 도전을 하지만, 계속 떨어진다. 빙봉은 자신의 무게 때문에 위로 올라가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되고, 기쁨이를 위로 올려 보내주고 자신은 기억 쓰레기장에 떨어져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라일리는 미네소타로 가는 버스에 탑승하고, 제어판은 점점 흑색으로 변하며 라일리는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혼란스러운 본부에 우여곡절 끝에 기쁨이와 슬픔이가 도착한다. 이 상황을 들은 기쁨이는 '라일리는 네가 필요해'라며 슬픔이에게 부탁을 한다. 아무리 빠져도 빠지지 않던 아이디어 전구를 슬픔이가 빼내고, 핵심 기억을 슬픔이에게 전달하며 푸른 빛으로 물들자 라일리는 감정을 느끼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라일리는 부모님에게 미네소타에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솔직한 마음을 전달한다. 부모님은 라일리를 안아주며 딸을 위로한다. 그리고 라일리는 눈물과 함께 안도의 감정을 느끼며, 감정 구슬은 기쁨과 슬픔이 함께 섞이게 된다.
그 이후, 제어판은 더욱 더 넓게 바뀌고 라일리가 한 가지의 감정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의 감정이 복합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핵심 기억도 여러 색이 혼재 되고, 섬들도 다섯 개가 아니라 더욱 더 많아지게 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지만, 예전에는 슬픔이란 감정을 부정적인 감정이라 여기며 터부시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캐럴에 보면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게 선물을 안 주신다네.'라는 가사가 있다. 나 또한 그렇다. 내가 기분이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울면 우리 아빠는 정말정말 싫어하신다. 윗 세대로 갈 수록 슬픔이란 감정을 나쁘게 여기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달라져서, 아까와 같은 캐럴을 어린 아이들에게 불러주면 안된다고 얘기한다. 슬픔이란 감정은 꼭 우리에게 필요하고, 오히려 눈물을 한번 쏟아내고 나면 기분이 나아지기 때문에 슬픔이란 감정은 표현해야 마땅하다. 또, 슬픔을 느낄 수 있어야만 슬픔이가 빙봉을 위로해준 것처럼 남들의 슬픔에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기쁨이가 슬픔과 기쁨은 서로 공존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것처럼, 우리의 감정도 분노와 슬픔, 분노와 기쁨, 슬픔과 소심 등등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나타나있다. 이 부분을 보면서 나는 감정은 인정해줘야하는 것이구나 깨달았다.
슬픔과 기쁨이 같이 있는 경험을 떠올릴 땐, 슬픈 기억은 빨리 감기로 돌린 것처럼 휘리릭 지나가게 만들었고 기쁜 기억은 정지하면서 느끼고 정지하면서 느끼며 곱씹었다. 억지로 그럴 필요가 없었고, 그럴 이유가 없었다. 감정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슬플 때는 무슨 이유로, 어떤 일이 있어서 슬픈지 깨달아야 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내가 화가 날 때는 왜 내가 화가 나는지 그 이유를 깨달아야 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무작정 그 일이 슬프고, 화가 난다고 해서 그 감정을 무시하고 넘겨버리면 안 된다.
그 일 때문에 결과적으로 슬프고, 화가 나더라도 내가 느끼는 감정이 이 감정이구나라며 받아들이는 용기도 필요하다.
덧붙이자면, 감정은 인정하되 표현은 적절하게 해야한다.
영화를 보며 내 감정의 제어판은 얼마나 큰지, 내 감정들은 앉아있는지, 내 감정의 리더는 누구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나는 슬픔이와 소심이가 결합된 캐릭터가 감정 리더라고 생각하는데, 라일리처럼 기쁨이를 리더로 바꾸려고 하지 않겠다. 슬픔이는 슬픔도 느낄 줄 알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줄 안다. 소심이는 소심한 면이 있지만, 어떤 일이든 신중하게 하기 때문이다.
무조건 기쁨이가 좋고, 무조건 슬픔이가 좋지 않다는 게 아니라 여러 감정이 있고 그 감정은 당연한 것이라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 영화다.
<인사이드 아웃> 빙봉이 기억 쓰레기장에 떨어져야만 했던 이유가 있었다?!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해석이 제일 중요하긴 하지만, 오로지 저만의 해석이 담겨있는 게 아니라서 링크로 대체합니다!)
https://blog.naver.com/purply_ily/222576973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