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례 할머니께서 걸어오신 삶을 담아낸 이야기 속에서 많은 교훈을 느낄 수 있었지만 특히 이 문장을 읽고, 노인에 대한 '진짜'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노인의 삶을 깊게 상상해보지 못했고, 깊게 상상할 수 없었다.
죽음의 문턱에 가까워지는 삶. 주변인들을 점점 떠나보내야 하는 삶.
아무리 돈이 많다한들, 스스로 행복하다한들, '죽음'은 그 누구에게나 받아들이기 힘든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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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디지털화되어가는 삶 속에서 노인들은 햄버거 가게의 키오스크를 이용하지 못한 채 그냥 돌아서곤 한다. 새로운 문화는 끊임없이 들어오지만 인간의 학습능력은 나이가 들수록 퇴화될 수밖에 없다.
배우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전에, 과연 새로운 문화가 모두에게 이득인 부분일까? 막을 수는 없지만 새로운 문화가 조금은 더디게 왔으면 어떨까 생각한다.
그리고 노인을 위한 또 다른 문화 세상이 필요하다. 디지털 세상 속에서 노인들이 정말 즐길 수 있는 거리가 많지 않다. 지금에도 실버타운과 같은 시설이 있지만, 더욱더 많은 노인들이 즐길 수 있고, 일상적이지만 배움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문화시설이 생겨야 한다.
캘리 @솔립
문화 시설은 물론이거니와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가끔씩 노인들은 '내가 빨리 죽어야지...' , '내가 자식들한테 짐이 되는 것 같다.'라는 식의 한탄을 하신다. 이렇게 늙으면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노인들이 많은 것 같다.
이 책에서 치매는 '노인 스스로가 아무 의미 없고,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할 때 온다고 했다.
(박막례 할머니가 치매 고위험군이라는 진단을 받은 후, 할머니의 손녀분께서 퇴사 후 할머니와 호주 여행을 떠났다. 여행 속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그게 대박이 나서 할머니가 이제는 전문 유튜버로서 활동하고 계신 것이다.)
한국의 치매 발병률은 OECD 보다 1.2배 높고, 2배 빠르다는 기사가 있다. 그런데 그중 알코올성 치매 발병률이 전 세계에서 거의 1순위에 있다. 연간 술 소비량 역시 높은 순위인 15위에, 리투아니아, 러시아 등이 한국보다 더 높은 순위에 있다.
그 국가들은 평균 수명이 50대여서 중년층이 되면 사망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평균 수명이 7~80대인 나라이다. 이 말은 평균 수명이 높고, 알코올성 치매 발병률도 높은 나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보다 연간 술 소비량이 많은 나라보다 알코올성 치매 발병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노인의 일부분은 건강하지 못한 삶을 보내다가 생을 마감한다는 것이다. 특히 치매 노인 중 알코올성 치매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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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지만, 노인분들은 술을 즐겨 드신다. 습관적으로 드시기도 하고, 잠이 안 와서 드시기도 한다. 또는 외롭고 허전한 마음을 달랠 때도 술을 드신다. 그러나 한국인의 3분의 1은 아세트알데히드 분해 효소가 없다. 그래서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고, 알코올을 분해하지 못해 아세트알데히드 즉, 발암물질이 그대로 몸에 쌓인다. 또한 알코올이 뇌에 들어가서 해마를 공격해버리면 '블랙아웃'현상(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 블랙아웃 현상이 계속 발생하게 되면 알콜성 치매로 발전하게 된다.
외로움을 달래려는 술이 결국엔 노인의 건강을 악화시킨다. 이 사회가 늙기만 하는 것뿐만이 아닌 늙고 병든 사회가 되기 전에 조금은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우리가 좀 더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