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하기 때문에 여러 우물을 팝니다

N잡러가 멋있나요?

by 솔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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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한 유튜버의 영상을 봤습니다. 그 분은 회사에 재직하고 있지 않고, 여러 일을 하는 프리랜서의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유튜브도 수익 창출 목적의 이유로 하고 있었죠. 많은 분들은 그 분이 열심히 일하신다고 본받아야겠다며, 여러 일을 하시는 모습이 멋지다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하지만 그 분은 자신이 발 들이고 있는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이 애매하기 때문에 그 어느 것 하나도 그만둘 수 없어서 억지로 N잡을 하고 있는 것 뿐이라고 했습니다. 많은 분야에서 뚜렷하게 어느 하나 큰 성공이 없으며 언제 큰 성공을 거둘지 모르니 쉽게 그만둘 수 없는 것이죠.


저는 이에 굉장히 동의했습니다. 저도 여러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모두 다 그렇게 뛰어난 정도의 재능은 아닙니다. 그저 보통 사람들보다는 잘 하는 편의 애매한 재능입니다. 없다고 보기에는 재능이 있는 편이라 그걸 무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 분야에만 집중하기엔 애매한 탓에 시간이 많이 걸려 다른 것들을 놓칠까 봐 두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군데에 손을 대면서, 어느 하나가 성공하리라는 희망을 품으며 각각에 집중하려고 애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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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여러 우물을 파다가 이도저도 안 되는 결말이 될 지도 모른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관점에 따라서는 이게 맞는 말이고, 저도 일부 동의합니다. 어떻게 보면 여러 우물을 파는 게 욕심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여러 우물을 파려고 N잡을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고정적인 수입이 없기 때문에 괜히 조급해지는 것입니다. 한 가지만 남기고 나머지는 포기한다고 하면, 그동안 조금이라도 벌어왔던 일들에서는 수입이 아예 없어지는 것이기에 한 가지가 성공할 때까지 거기에만 집중해야한다는 걸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한 우물을 파서 성공하기까지 몇 년의 세월이 걸릴지도 모르고, 혹시 내가 선택을 잘못해서 아예 성공 반도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는데, 차라리 여러 우물을 파서 조금씩 돈을 벌지라도 하나만 집중하는 도박 같은 선택을 하지는 못 하는 것이죠.




고정적인 수입이 없으니 N잡을 하기도 하지만, 월급이라는 고정적인 수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N잡을 하는 직장인들이 있습니다. 왜 N잡을 하려고 하냐고 물어보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자기 만족을 위해서'와 '월급만으로는 부족해서'라는 두 답변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합니다. 전자는 내적 충족을 위한 경향이 강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고정적 수입이 없는 N잡러와의 이유와 비슷합니다. 현실적으로 살아가기에 돈이 발목을 잡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해야된다는 느낌이 강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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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생활을 위해서, 노후에 좀 더 편하고 싶어서, 늙어서 자식에게 손 벌리기 싫어서 등 현실에 부딪히는 문제에 맞서서 N잡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로 N잡을 하고 싶을까요? 눈 앞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몸으로 부딪히고, 쉬지 않아야 합니다. 이들도 분명 쉬고 싶고,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현실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여러 일을 하고, 오히려 일반 직장인보다 더 쉼 없이 일하는 프리랜서 N잡러와 퇴근 후에도 혹은 주말에도 일을 하는 N잡러 모두 간절함이 있습니다. 간절하기에 여러 우물을 파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N잡러는 대단하고, 멋있다고 포장되어있지만 실제로 그 포장지를 뜯어보면 슬픈 현실이 담겨있습니다.


이들이 간절한만큼, 충분히 얻어지는 부가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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