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예술을 무시하는 이유
이 주제로 적는 것에 대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다른 면에서 보면 그들을 전혀 애도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으며, 정치적으로 반대의 입장을 가진다는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10월 말, 이태원에서 아주 안타깝고 슬픈 사건이 벌어졌다. 젊은 청춘을 즐기기 위해 방문한 이 곳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초점을 맞춰야 할 때쯤 '국가애도기간'으로 지난 11월 5일까지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누군가를 추모한다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국가애도기간'이라는 명목 하에 예술계는 코로나에 이어 또다시 타격을 입고 말았다. 몇 개월 동안, 혹은 1년 여 전부터 준비하고 있던 공연이나 행사 등이 순식간에 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한 사례가 있었다. 그 다음 날 쯤에, 서울 부근 지역에서 행사가 있어 그날 음식을 사서 미리 조리를 해놨던 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국가애도기간 때문에 행사가 취소되면서 준비를 해놓았던 모든 게 말짱도루묵이 되어버렸다.
예술계는 국가애도기간 때문에 공연도, 행사도, 콘서트도 모두 중단되어버렸다. 이 말은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예술을 하나의 직업이 아니라 유흥이나 단순 놀거리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군가에게는 생업이고 가족의 생계가 달린 일인데, 오락으로 치부해버리니 일반 직장인들의 생업보다 그 무게가 가볍게 느껴지게 만든다.
웃고 떠드는 것 때문에 문화 예술 행사들을 중단하는 것이라면, 일반인이 직장에 출근하는 것도 금지 시켜야했다. 직장에서 무표정으로 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점심시간에 삼삼오오 모여서 웃고 떠들지 않나? 그렇다고 예술직종 사람들이 일할 때 계속 웃고 떠드나? 잔뜩 긴장된 상태로 주어진 공연을 잘 마치기 위해서 누구보다 노력하지 않는가?
문화 예술계는 "딴따라다, 놀고 먹는 직업이다, 한량이다" 라는 말은 다 옛날 말이다. 지금 봐도, 케이팝 가수들과 프로게이머들, 케이 콘텐츠가 얼마나 세계적으로 국위선양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최근 10년 동안 한국이라는 국가를 세계적으로 알린 분야는 단연코 문화 예술계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많은 것을 지원해줘도 모자랄 판에, 그저 '논다, 유흥거리다'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문화 예술계의 활동을 막아버린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오래전 부터 노동요가 있어왔고,예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온 역사를 가졌지만 언제나 문화 예술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런 인식이 생겨나게 된 타당한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인적자원이라고 밖에는 없는 우리나라는, 사람을 갈아서라도 벌어 먹고 살아야했고 그리하여 기술력을 가지게 되어 전세계에서 한국의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그렇기에 '쉰다, 즐긴다'라는 문화 예술의 인식은 '일해야 한다'는 인식과 충돌할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에 문화 예술은 언제나 뒷전이었다. 그 둘은 서로 대립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것임을 모른 채로 살아왔다.
이런 풍조가 만연해있다보니, 항상 문화예술직종은 일반 대중들에게 우리 좀 봐달라고 애원하는 것처럼 행동할 수 밖에 없다. 이 직종은 일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데, 대중들은 즐긴다고 생각하며 없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며 무시하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으로, 다른 분야에 비해 예술 분야에 돈을 쓰는 것을 아까워하며 별 것 아니라는 인식이 많다. 예를 들면 불법 웹툰이나 영화 사이트가 존재한다는 것과 저작권 인식이 거의 없는 점, 디자인 비용을 아까워하는 점 등이다.
문화 예술은 우리와 뗄래야 뗄 수 없는 분야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에게 무료 봉사를 바라는 것 같아보인다. 흥분해서 과하게 얘기하자면 배은망덕한 짓이라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서비스라고 해서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은 굉장히 위험하다. 문화 예술 직종도, 일반 직장인처럼 열심히 일하고 있으며 단순히 놀지 않는다는 직종이라는 인식이 점점 퍼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