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가 진짜 좋은 거라고 생각하세요?

경제적 자유라는 달콤한 이름에 가려진 진실

by 솔립

경제적 자유, N잡, 부업, 파이프라인, 파이프족...

이런 말이 있는데 솔직히 이런 말, 이게 유행하는 걸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


아주 몇 십년 전에는 월급만 착실히 모아서 은행에 넣어두면 이자가 붙어서 집을 살 수 있을 정도가 되었는데 지금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이자가 10~20% 이랬다던데 지금은 10%도 아니, 5%도 안 되는 곳도 너무 많다. 또, 물가 상승률에 반해 임금이 그에 맞춰 확 오르지 않는 것도 사실이지 않은가? 박봉으로 유명한 편집 디자이너로 치면, 1~20년 전 연봉 1800만원을 받는 게 신입 초봉이었는데 지금도 그 정도 받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SE-aa98543c-3449-4a6a-bba4-513acd614f2a (1).jpg


이런 현실에서 어떻게 돈을 모아서 집을 장만할 수 있을까?

그러니까 내 말은,

사람들이 '경제적 자유'를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현실이 싫다는 거다. 이게 바로 경제적 자유에 숨겨진 얘기다.

월급은 오르지 않아 임금 인상에 대해서 목소리 높여 말해봤자 들어주기는커녕 무시하는 윗분들이 대다수이기에 그분들을 상대로 싸우는 건 포기하고, '경제적 자유'를 찾자고 이런 재테크를 찾는 것이다.




직장인들은 세뇌당했다.

얼마나 일하는 게 힘들고, 지루하고, 하는 것에 비해 회사에서 인정을 안 해주고, 복지는 없고, 연차 쓰려고 하면 눈치 주고, 야근 수당 못 받아도 업계에 소문날 까봐 노동청에 신고도 못하고.

이런 현실이 싫고, 피하려고 하니까 다른 대안으로 '경제적 자유'를 찾는 것 아닌가?

이런 현실이 싫다면 피하려 하지 말고 노동법, 노동 인권을 강화시킬 생각을 해야지.

왜 직장인들, 서민들이 경제적 자유를 찾으려고 회사 외 다른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왜 관심없던 주식, 부동산 공부를 억지로 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다시 말하지만 부업이나 공부를 하기 싫다는 게 아니라 이렇게 해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싫다는 거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과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해야 하나?' 하면서 눈치보면서 하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낮은 은행 이자+긴 시간의 노동+적은 월급+비싼 집값+윗분들의 무시+위에 대드는 건 못 하겠음+기업 간 월급 격차+현실 회피 등의 환장의 콜라보가 만들어낸 결과가 '경제적 자유'인 것이다. (대들지 못한다고 탓하는 건 아님. 개인이 대들어봤자 결말은 퇴사일뿐)

원인은 분명 따로 있는데, 왜 다른 걸 건드는 지 모르겠다 이 말이다.


직장인들은 전부 세뇌당했다. 월급만으로도 집을 살 수 있게 월급을 올려야지, 노동 권리를 찾아서 더 균형있는 삶을 살아야지.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망가뜨리는 것도 모르면서 '경제적 자유'를 찾을 거라고 퇴근 후에도 일하는 걸 당연시 여긴다.




"야, 우리는 니가 일한 만큼 돈 안 줄래ㅋ" 라면서 먹이는 윗분들이 던져주고 서민들끼리 신나게 물어 뜯는 거다. 윗분들은 우리가 싸우든지 말든지 상관없다. 자신, 자기 가족만 중요하면 되기 때문이다. 진짜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건 윗분들이다.


아무리 뼈 빠지게 회사에서 일해봤자 집을 살 수 있을까 말까인데 재테크를 해서, 부업을 해서 월급 외의 수익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 현실이 거지같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게 당연시 되고 있다는 것.

재테크를 해야, 부업을 해야 하는게 마치 당연하다는 것처럼, 월급 외의 수익이 있어야 '갓생' 사는 걸로 인식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직장 퇴근하고 나면 집에서는 쉬어야 하는 게 아닌가? 돈 때문에 못 쉬니까 번아웃 증후군이나 우울증이 많은 거다. (근데 또 번아웃 증후군, 우울증이라고 하면 니가 나약해서 그런 거라고 하는 게 현실)


자영업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직장은 출퇴근 시간이라도 있지, 자영업은 내가 원하는 걸 한다지만 출퇴근 시간도 없고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내가 지게 된다. 이것까지야 내가 각오하고 한 일이지만, 자영업이 뜨려면 '홍보'가 제일 중요하다. 장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제품, 상품의 질'이라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 제품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야 사든지 말든지 한다. 요즘 홍보는 모두 자본주의다. 스스로 돈에 종속 되기 싫어서, 내 마음대로 해보고 싶어서 회사를 뛰쳐나왔는데 오히려 자영업이 돈에 더 종속되는 것이다. 홍보라는 자본주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영업을 해도 힘들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애초에 알려지지가 않으니까. (솔직히 서점의 베스트셀러 일부 분야를 보면 광고로 떡칠한 책이 많다. 돈으로 투자해 베스트셀러가 된 거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 나도 그 책 협찬 받아서 봤으니까.)




NaverBlog_20160304_100924_11.jpg


경제적 자유가 아니라 경제적 종속

다시 회사 생활로 돌아가서... 지금도 주 52시간 근무는 전세계적으로 노동시간 2위에 속할 정도로 노동시간이 긴 편이다. 그럼에도 퇴근 후에 나 자신을 위한 계발이 아니라, 돈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경제적으로 자유'가 아니라 오히려 '돈에 종속'되어있다는 걸 의미한다. 가장 이상적인 건, 직업을 통한 성취와 자아실현인데 요즘엔 돈을 위해서라면 몰랐던 일까지 해야한다. 예를 들어 일 끝나고 구매 대행업, 주식 등등...


뭐, 30대에 파이프 라인을 만들어서 경제적 자유를 누렸다고 하는 콘텐츠들이 있는데 그 전에 경제적 자유가 되기 위해 그 누구보다 더 심하게 돈에 종속되어있다는 걸 의미하는 거다. 굉장히 모순적이다. 그냥 1~20년치 고생을 한방에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에 누군가는 '고생은 사서 하는 거다. 그냥 한방에 고생할래.'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잘 되어야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거지, 상황이 잘못되면 경제적 자유에서 다시 경제적 종속이 되기 쉽다. 특히나 요즘처럼 기술 변화가 빠른 세상에서, 당장 내일의 주식이 떨어질지 어떨지 판단을 못하는데 어떻게 "경제적 자유를 누리게 되었다. 누릴 거다"라고 확신할 수 있는 걸까? 화폐 가치도 계속 달라지고, 물가 상승률도 있는데 말이다.



전부 장삿속인 콘텐츠

경제적 자유에 관한 클래스나 전자책 등을 보는 사람들에게 (내가 뭐라고)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경제적 자유'라는 것에 꽂혀서 장삿속에 넘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옛말로, '얼굴에 분칠하고 TV 나오는 사람들 말은 100% 믿을 거 못 된다'라고 하는 것처럼 '저 사람도 했으니까 나도 할 수 있다'? 아니다. '너는 못한다'는 게 아니라 '믿지 말라'는 거다. 경제적 자유를 이뤘다는 게 진짜인가 의심도 가는데, 어쨌든 진짜라면 경제적 자유는 스스로 체득해야 하는 문제인거라고 생각한다.


클래스, 전자책 얘기가 나와서 한 마디 더 한다면, 이런 사이트 가보면 강의나 책이 무슨 백만원, 몇 십만원 하는 경우가 많다. 효과는 어떨지 모르지만, 그렇게 경제적 자유를 이뤘다고 하는 유명한 사람이라면 나는 왜 그 사람을 모를까?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제 학자, 주식 투자자들이 쓰는 책도 3만원이 안 넘어가는데 아무도 모르는 일반인의 책이 50만원 하는 건 코미디라고 생각한다. 이미 세상의 진리를 통달한 것처럼 자기만의 세상에 단단히 갇혀 있다는 느낌.


나아가, 유튜브에서 '어떤 사업으로 월 천 만원을 번다. 순이익이 얼마다. 요즘 이거 안하면 바보다'라는 콘텐츠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


과도화된 SNS의 발달로 10~20대만이 아닌, 30~50대 직장인도 이런 콘텐츠를 보며 엄청나게 비교한다. 자기 자신과 월 천만원 버는 사람의 수익을. 내가 가진 현실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콘텐츠들이 나오면 '내가 잘못 살고 있는건가? 내가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건가? 한달에 월 200밖에 못 버는 데 이걸로는 부족하겠지?'라면서 끊임없이 비교한다.

sdf.jpg

이런 콘텐츠는 은근 자극을 주는 것 같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자존감을 떨어뜨려, 바보 취급 당하게 만들어' 들어오게 하려는 속셈이다.


그런 콘텐츠 올리는 사람들이 클래스를 만들어서 '같이 해요' 하면서 수강생의 후기도 쫙 보여주는데 솔직히 수강생들 중 몇 %가 월 천만원을 달성할 수 있을까? 이것도 다 돈이 돈을 버는 구조다.


또 그런 클래스를 들어보면 명확하게 핵심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돈은 한정되어있고, 파이 나눠먹기 식이기 때문에 핵심 장사 비법을 알려주면 안되지만 다 알려주겠다고 해놓고 제일 핵심이 되는 부분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면 이것은 기만이다. 전부 장삿속이다. 블로그에서 어떤 이웃분이 정말 통찰력있는 댓글을 달아주셨다.


"경제적 자유를 타깃으로 한 강의 팔이들이 넘쳐 납니다. 기본적으로 사업가들은 석유를 발견하면 자기 자신이 가지려고 하지, 그 꿀통을 남에게 공유하지 않죠. 꿀통을 공유하는 경우는 자기 자신이 끝물이거나, 등쳐먹거나, 아니면 꿀통을 공유해도 자기 자신이 타격 없거나 인데 보통 전자의 두 개가 대부분이죠."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 강의하는 사람들은 모두 수강생들을 위한 게 아니다.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다. 세상은 절대 만만치 않고, 피도 눈물도 없는 차가운 현실이라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회인들이 이런 강의를 들을 때면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양이 된다는 게 참 안타깝다.


어차피 사람은 사람의 환경마다 다르기 때문에 스스로 부딪혀서 체득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이 분들도 돈을 벌 수 있었던 게 스스로 체득+운빨 때문에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거다. 솔직히 이런 클래스를 듣는 이유가 1~20년의 노하우를 단기간에 체득해서 큰 수익을 얻으려고 하는 것 아닌가? 그거 듣는 사람이면 전부 다 수익을 얻을 수 있나? 모두 다 자기 욕심이다.

강사의 집안 환경, 살았던 시대, 지역, 나이, 성별, 운, 시기, 가족, 친구, 주변 지인 등 모든 것이 다르기 때문에 자기 상황에 절대 대입하고 봐선 안 된다. 동기 부여가 되어 주는 것은 좋지만, 이렇게 하면 얼마 번다고 확신하며 얘기하는 건 기피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




이쯤 되면 나는 돈을 굉장히 혐오하는 것처럼 보이고, 부를 혐오하는 것처럼 보이는 데 난 돈이 좋은 사람이다. 다만, 돈은 열심히 사는 사람이 모을 수 있고, 더 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열심히 산다고 더 버는 시대가 아니다. 돈이 돈을 버는 구조의 시대이기 때문에 열심히 살면 오히려 바보 같다고, 미련하다고 듣는다.

과연 이게 잘 된 세상일까? 정직하게 세상 사는 게 잘못된건가?



정보가 곧 돈이다.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애초에 정보가 충분했거나 대기업이나 중견 기업에서 일했던 사람 등이 일 때려치고 나와서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미 정보의 바다에서 살고 있었던 사람, 이미 좋은 기업에 갈 수 있었던 환경인 사람, 이미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었던 두뇌를 갖고 있었던 사람, 이미 집에 돈이 있는 사람, 이미 스펙이 있었던 사람.

애초에 0이 아니며 無가 아니었던 사람. 하지만 마케팅은 기만적이게도 無에서 출발했다고 말한다.

다운로드_(4).jpg

요새는 정보가 부족하면, 아예 모르면 살아 남을 수 없다. 어디에서 어떻게 정보를 모아야 하는지도 모르고 정보를 모으는 데 시간이 걸리며 비용도 드니 맨 땅에 헤딩하는 사람들은 살아 남기가 어렵다. 무작정 열심히 하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 살아 남을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하는데 무지랭이들은 그냥 나가리되는 거다. 열심히 한다고 다 되는 세상이 아니다.


이쯤 되면 그냥 나 빼고 실험 카메라 하는 것 같다. 전부 월 천만원 벌고, 이 방법이면 된다는 데 이 방법 가르쳐 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그렇게 돈 버는 사람도 실제로 못 봤다.


모르면 바보 취급, 트렌드에 뒤떨어진 호구 취급하고.

알아서 성공하면 영화 <기생충>의 지하실 남편처럼 무지성으로 '리스펙!'라는 게 참 같잖다.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하는데, 돈이 그만큼 중요하니까 저런 소리가 나온 거다. 돈이 인생의 전부라고 취급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앗!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라면서 억지 인류애 충전하려고 그런 말이 나온 거다. 세상은 점점 인생에서 돈이 전부인 것으로 흘러가고 있다.



노력보다는 운

하나 간과한 게 있다면, 우리는 살아남은 사람들의 얘기만 보는 것이다. 이미 잘 알려진 사람, 이미 돈을 많이 번 사람. 그 외의 사람들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인냥 잊혀진다. 이 얘기는 브런치 초반 에세이에서도 적었던 건데 강연, 인터뷰, TV 프로그램도 보면 매번 성공한 사람만 나온다.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는데 난 그게 싫다는 거다. 운칠 기삼이라는 말도 있듯이, 성공한 사람들도 노력을 했지만 노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운, 타고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그런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그 사람이 했던 노력'에 포커스를 맞추지만 그 노력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 되었던 건 '바탕'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다는 건, 그만큼 결과 중시 사회라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그 사람들은 이미 성공했기에 실패가 경험이라고 할 수 있는 거지. 실패한 사람들에게 실패한 그냥 후회뿐인 실패로밖에 취급되지 않는다. 성공한 사람이 '나도 실패해봤으니까 당신도 실패했더라도 성공할 수 있어요'라는 말은 상당히 결과 중심적인 말이다. (근데 성공해야 그런 말을 할 수 있지, 실패한 사람이 그런 말 하면 '뭐야;;라고 할 수 있다.)

76b3a2483fa5dfb79acf3d2cd251acee--votre-argent-ce-qui.jpg 그림의 돈이 꼭 돈만을 의미하는 게 아님

그런데 아까는 노력만 해도 어느정도 성공해야 한다면서 노력을 중시하는 거 같던데 지금은 운이 더 중요한거라고 말한다?

그래서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말하는 거다. 운 없이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가 없으니까. 하지만 많은 이들은 운의 작용보다는 노력의 작용을 더 중시 여기고 있으니까, 실패한 사람들에게는 '노력을 안 해서 저렇게 된거다'라고 말하는 거다.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능력주의는 참 위험하다. 진짜 노력했는데도 운이 없어서 안 되는 사람들에게 '노력하지 않았으니 성공할 수 없었다'며 그 사람을 실패자로 쉽게 취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운의 작용이 성공의 여부를 따지는 데 큰 영향을 준다는 걸 인정해야 '노력해도 실패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 많은 이들이 노력을 해도 실패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겨 '실패'에 대해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관대해질 수 있기에 더 쉽게 도전할 수 있고, 실패해도 더 쉽게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시도가 더 많아지니 노력을 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애초에 시도 조차 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가 없으니까)




같잖은 강연

가난했는데 성공했다는 강연을 보면 "없는 살림에 유학 겨우 했다, 명문대생인데 히키코모리처럼 살았다"고 한다. 정말 같잖다. 진짜 없는 사람들은 비행기 값, 대학 등록금 값도 마련하지 못한다. 제발 자신의 기준에서 부와 가난을 평가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부자들은 가난을 모른다고 하더니 그 말이 딱 맞다.

'아니, 그 사람이 힘들었다는 건데 힘듦의 경중은 누구나 다른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니가 힘들다고 해서 내가 안 힘든 거 아니다'라는 말이 있듯이 내가 힘들면 힘든 거 맞다. 그런데 이걸 '떠들어 대는 게 문제'인 거다.


"누구나 제 손톱 밑에 가시가 제일 아플 수 있어.
근데 심장이 뜯겨 나와 본 사람 앞에서 아프단 소리는 말아야지.
그건, 부끄러움의 문제거든."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중-


앞으로 '그 사람이 힘든 건데 제 3자가 내가 힘들다니 뭐니 뭐라하는 게 더 이상하다'라는 사람 앞에서 이 명대사를 보여주길 바란다.

2375F85059114E8A121216.jpg

누군가는 '니가 환경 탓만 해대니까 성공을 못하는 거야'라고 하는데 사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정말 삶에서 환경보다 더 큰 작용을 하는게 의지라고 생각하는가? 사람의 의지는 정말 나약하며, 환경이 구축되지 않으면 생각의 폭도 좁아진다. 영화 <기생충>에서도 보면, 기정의 가족들은 다 운전을 잘하거나 투포환 선수였거나, 공부를 잘하거나, 디자인으로도 일가견이 있다. 능력적인 부분이 뒷받침되어 주기에 부잣집에서 일을 할 수 있었던 거다. 부자들이 봐도 티가 나지 않는 실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데 그만큼 그들이 좋은 실력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반지하에 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단지 그들의 의지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사회적인 어떤 환경, 그들이 그곳을 빠져나갈 수 없었던 불가피한 환경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또한 의지, 노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지금의 심각한 취업난을 설명할 수 있을까?

중요한 건, 설령 그게 의지 문제라고 해도 "매번 그렇게 개인의 탓을 하니까 전체적인 불합리한 구조가 바뀌지 않는 것"이다.

청년들이 눈이 높아서 취업을 못하는 거다. 눈을 낮추라고 얘기하는데,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생각은 안 하고 최저 시급도 안 주며 야근 수당도 안 챙겨주는 곳, 근로 계약서도 작성하지 않는 곳이 태반인데 그런 악질적인 구조를 바꿀 생각은 안 하고. 아니, 그런 구조는 잘못되었다고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청년의 탓, 개인의 탓만 하니까 뭐가 나아질까?

구조를 바꾸면 자기 기업은 살아 남지 못하고, 바꾸는 데엔 기득권이 걸려있기 때문에 가장 쉬운 방법인 '개인 탓'을 택하는 것 뿐이다. 전형적인 '강약약강'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바뀐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뭐라 조언할 수도 있는데, 정말 할 말이 없다...

어떤 글을 봤는데, '내 친구는 내가 알바 하는 거 이해를 못하더라. 돈이 없으면 부모님한테 받으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말하는 글이었다. 이렇게 환경이 다른데 무작정 '긍정적으로 생각해'라고 하는 건, 공감 능력 부족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런 삶을 겪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와닿지 않아서 뜬구름 잡는 얘기를 주구장창 늘어놓는 것. 물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심적으로도, 정신건강에도 굉장히 좋다. 그런데 슬퍼하는 사람 앞에서 '모든 게 잘 될 거야'라며 기계적인 답변만 늘어놓는 건 좀 눈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신을 감정 쓰레기통으로 생각하는 상대라면 아무 말이라도 늘어놓고 인연을 끊으시길...)

그러니까 내 말은, 모든 걸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과연 구조적으로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건가 싶다는 거다. 계속되는 실패, 암울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쉽지 않다. 감정적으로 해결할 게 아니라 실질적인 무언가를 바꿔야 한다. 나 하나 긍정적으로 달라진다고 생면부지의 사람도 잘 사는 게 아니다.

부정적이라도 비판적으로 나와줘야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의 힘이 너무 작을 뿐이다.




결론

이런 자본 주의에서 살아남으려면 정보를 통해 돈을 벌고, 돈이 또 돈을 벌어야 살아 남는다. 그러나 유명하지 않는 이는 묻힌다. 한번 유명해지면 그 이후엔 뭘 해도 좋다고 해주는 게 비정상적이다. 유명해지면 똥을 싸도 박수쳐준다는 말이 딱 맞다. 유명해져야 돈을 벌 수 밖에 없는 세상이기에 퀄리티가 어찌됐든 광고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서 진짜 퀄리티 좋은 이들의 상품은 묻힌다는 게 안타깝다.


아무리 자본주의라지만, 돈이면 뭐든 다 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치고 진짜 부자인 사람 못 봤다. 부자에 자아 의탁하는 부자 지망생들이다.

다운로드_(1).jpg

이 글을 쓴 이유는 돈이 돈을 버는 구조가 될 수 밖에 없고, 월급만으로는 집을 살 수 없어 억지로 부수입을 만들어야 하는 이 현실이 안타까워서다. 그리고 다 같이 세뇌된 것처럼 부수입을 만들어 경제적인 자유를 누리자고 말하는 게 안타까워서다. 개인이 힘을 합쳐 집단이 되어서 세상을 바꾸는 힘을 만들어도 모자랄 판에 성별, 세대, 가치관을 나눠 서로를 혐오하고 있다. 이런 거지 같은 현실에서 개인이 뭘 할 수 없다는 게 짜증을 넘어 안타깝다. 긴 말은 안하겠다만 이렇게 되도록 만든 게 진짜 우연인가 싶다. 조지 오웰의 <1984>가 생각난다.


더 안타깝고 역겨운 사실은 나도, 그리고 이 글에 공감하는 누군가도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이런 괴이한 자본주의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는 것이다.




※ 이 글은 제 생각일 뿐이고, 두서없이 써서 글도 길고 논리정연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의 의견은 존중받아 마땅하니 당신의 생각도 맞습니다! 글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은 삼가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