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을 땐, 나만의 컨셉을 잡아보세요!

※현타 주의※

by 솔립

유튜브에 ASMR을 보면, ‘중세시대 공주처럼 공부하기.’, ‘조선시대 장원급제한 사람처럼 공부하기.’ 등등의 제목이 있다. 유튜버들은 그 컨셉에 맞게 책장 넘기는 소리라든지, 비단옷이 사브작 거리는 소리라든지 만들어낸다. 그 소리를 듣다보면 내가 그런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컨셉이 몰입을 하게 되면, 되지도 않는 공부가 갑자기 되기 시작한다.


얘기가 다를 진 모르겠지만, 난 몇 년전에 아르바이트를 할 때 나 자신을 ‘게임 속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NPC는 아무 감정도 없고, 내가 생각한 대로 행동한다. 나는 ‘열심히 일하는 친절한 알바생’ 컨셉을 잡았다. 그렇게 일해보니 일이 뭔가 더 수월해졌다. 불편함이 느껴져도 내가 불편해지는 게 아니라 캐릭터가 불편해지는 거라고 생각했다.

이 컨셉 잡기는 어떤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하면 좋다고 생각한다. 주의사항은 과몰입하게 되면 정신이 이상(?)해질 수도 있다. 집에서도 저런 컨셉을 잡으면 안 된다. 그리고 다른 주의사항이 있다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지속 효과가 오래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도 하루 이틀 뿐이었다...!


재벌 3세라는 정체를 숨긴 신입사원 컨셉!

어떤 컨셉이 있을까? 열심히 궂은 일 하는 착한 신데렐라, 재벌 3세라는 정체를 숨긴 신입사원, 하이틴 영화 여주인공 등등이 있다. 이쯤되면 느끼겠지만, 주의사항이 또 있다. 바로 ‘현타’가 온다는 것이다. 컨셉을 정할 때도, 컨셉이 풀릴 때도 현타를 느낄 수 있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하지...’ 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 컨셉이 나름 효과가 있다는 증명(?)이 있었다.


기억은 안 나지만, 블로그 이웃님 중에 ‘스트레스 받는 것과 나를 멀리 떨어뜨려놓아라.’라는 주제로 글을 쓰셨던 분이 계셨다. 그 글을 보고 내가 아르바이트하면서 컨셉 잡았던 일을 떠올렸다. 그래서 그 내용을 댓글 달았더니, 답댓으로 ‘자아분리를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하셨다. 스트레스 받는 자아와 일반 자아 이렇게 말이다. (기억을 더듬어서 쓴 거라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그런 방법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거나 심리적 효과가 증명된 것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이러한 방법도 있다는 것이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82화 中


또, 얼마 전에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월호스님이 나오셨는데 그 스님도 나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셨다. 불교에선 속세에 있는 심신은 '아바타(분신,화신)'이라고 칭한다. 몸과 마음은 아바타고, 아바타를 관찰하는 진짜 "나"가 있다고 하셨다. 내가 아바타라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면, 병이 들어도 내가 아니라 아바타가 병든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것이다. 즉, 아바타와 나를 분리하여 관찰하라는 것이다. 그리곤 "관찰자 입장에서 서게 되면, 늙고 병들고 죽는 것에 대해 해탈할 수 있다."라고 하셨다. 유재석 님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반응을 보였지만, 난 실제로 이렇게 생각해봤기 때문에 바로 이해가 되었다.




밑져야 본전이니까,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생각이 나면 한번 쯤 해보시길 바란다. 내가 영화, 드라마, 게임 안에 있다고 생각하면 재밌기도 하다. ‘컨셉 잡기’에 3가지 주의사항이 있음에도 내가 추천하는 이유는 나름 해 볼만하기 때문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을 굉장히 싫어하는데, 이 ‘컨셉 잡기’가 이 상황에서 딱 맞는 말인 것 같다. 일은 피할 수 없는 거니까, 내가 설정한 캐릭터로 즐기면 어떨까? 진짜 "나"는 내가 설정한 캐릭터를 관찰하는 관찰자가 되는 건 어떨까?



(사진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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