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제처럼 공부해야지.’ 했는데 어제와 같은 마음이 들지 않아서 ‘에잇, 오늘 하루는 쉬자!’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며칠을 쉼 없이 달려왔다면 하루 정도 쉬는 것은 괜찮지만,며칠 동안 쉬었으면서 쉬려고 한다면 이 방법을 쓰는 것이 좋다.
바로 ‘하는 척’이다. 공부를 예시로 든다면, 공부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놓고 펜을 들어 공부하는 척을 하는 것이다. 눈은 글자를 읽고 있지만 생각은 다른 생각을 해도 괜찮은 것이다. 다만, 책만 펴놓고 휴대폰을 봐선 안 된다. 남들이 보기에 내가 공부하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그렇게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도, 눈동자는 활자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책 내용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난 공부를 하기 시작한다.
이런 효과는 독서실처럼 혼자 공부하는 공간이 아니라 도서관이나 카페처럼 여럿이 있는 공간에서 잘 나타난다. 독서실은 나 혼자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내가 뭘 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내가 남에게 노출되는 공간에서는 남들의 시선이 의식되기 때문에 ‘공부하러 왔으니 공부하는 사람처럼 보여야 한다.’는 의식이 자리 잡는다. 정말로 남들이 나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니나 마치 다른 사람들이 내가 공부하는지 아닌지 감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웬만하면 졸음도 억지로 떨치게 된다.
인터넷에서 본 글이 있다. 아무 소음도 들리지 않는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오픈된 공간에서 적당한 소음을 갖고 공부하는 것이 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앞서 말한 ‘하는 척’의 효과도 있지 않을까?
출처 웹툰 <대학일기>
또 다른 팁이 있다면, '대충이라도 하자.'라는 마음가짐이다.
책상이 더럽다는 이유로 몇 시간 동안 책상 정리하고, 갑자기 방이 더러운 것 같다며 해오지도 않던 방 청소를 하기 시작한다. 그리곤 방 청소를 하다가 추억의 일기장을 발견해서 그걸 읽느라 몇 시간을 날린다. 그러다 어느덧 밤 10시가 되면 그제야 급 현타가 오기 시작한다.
출처 JTBC <아는 형님>
그러면서 "오늘은 청소했으니까 아무것도 안 한건 아니지!"라며 합리화하고, 청소에 대한 보상으로 휴대폰을 꺼내든다. 이때 쓰면 좋은 방법이 '대충의 마음가짐'이다. 유노윤호는 '인간에게 가장 해로운 해충은 대충'이라고 했으나, 이 상황에서는 대충이가 효과가 있다.
"대충 한 페이지라도 볼까?","대충 몇 글자라도 읽어보자." 하는 마음으로 대충 공부를 시작하면 어느덧 집중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한 페이지가 세 페이지, 열 페이지가 된다. 정말 한 페이지라도 읽어도 상관없다. 아무런 공부를 하지 않은 것보다 나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의 방법은 꼭 공부가 아니더라도 글쓰기, 운동과 같이 꾸준히 하는 과정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한 번쯤은 "오늘은 대충이라도 하자~"라는 마음을 가져보자. 가지는 순간, 마음에 부담이 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