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벌레

외로운 개똥벌레의 또 다른 이름

by 솔립

우리는 뿔뿔이 흩어졌다.


흩어진 것이 아니라 나 혼자 떨어졌다.

모든 걸 다 주어도 결국엔 나 혼자 남았다.

긴 시간의 시작에서부터 우리가 아니었다.

내 잘못이었던 걸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함께였다고 생각했던 시간은 함께가 아니었다.

착각의 시간조차 소중했던 건지

곧 외로움이 밀려온다.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더라면

외로움도 느끼지 못했을 거다.

소중함을 잊으려 억지로 과거를 묻으려 한다.


어쩌면 과거를 묻는 것이 아니라

외로움을 애써 묻는 것일 수도 있겠다.




<개똥벌레> , 솔립




(타이틀 이미지 출처 Unsplash @yeshi-kangr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