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매일 칼퇴하고 싶은 사장님
9월 28일
점심 러쉬 타임이 끝난 후, 거진 두 시간째 손님이 오지 않고 있다.
그래도 그나마 점심에 하루 매출을 다 뽑아놔서 조급하다거나 걱정되지는 않는데,
다만.. 너무 지루하고 무엇보다도 졸리다.
새로운 그라인더를 구입하면서 새로운 그라인더와 새로운 원두로 이런저런 테스팅을 하느라
지난 이틀 동안 마감을 하고 나서도 밤늦게까지 야근을 하다가 집에 들어가야 했다.
다행히 커피맛은 마음에 쏙 들었지만, 특히 어젯밤에는 자려고 누웠는데 하루 종일 커피를 너무 마셔서 잠이 하나도 오질 않는 거다.
'카페인 잠 안 올 때'
네이버에 검색해봤다.
누구나 조금만 생각해도 다 알 법한 추천 방법들이 주르륵 적혀있었다.
그대로 다 따라 했다.
따뜻한 물 많이 마시기. 따뜻한 물로 샤워하기. 은은한 향초를 피우기.
나른해지는 것도 잠시, 여전히 눈은 천근만근인데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결국 유튜브를 항해하다가 두시가 넘어서야 잠든 다섯 시 기상자.
오늘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다.
정신력은 체력 없이는 아무것도 안 된다. 특히 나 같은 애는 더더욱.
하루 종일 정상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잠과의 사투를 벌였다.
단골손님들과의 스몰토크를 하는 와중에도 잠깐만 정신을 놓으면 이대로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갈 것 같은 거다.
'이럼 안 돼. 곧 점심 러시 시간이라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려올 텐데.' 하면서 커피를 있는 대로 들이부었더니
그랬더니 점심 반짝하는 동안은 괜찮았지만 문제는 지금.
어떡하지. 미친 듯이 셔터문을 내리고 싶다.
'오늘 할 만큼 했는데... 그냥 셔터문 내려버릴까...?'
하는 마음과
'안 돼. 네가 사장이야. 일을 이딴 식으로 헐랭하게 하는 사장이 어딨어.'
하는 마음.
그러다가도 다시
'아니 그러니까 내가 사장이니까... 두세 시간 정도는 내 마음대로 하는 법도 있는 거 아니야?'
하는 약은 마음이 드는 오후.
유명하고 성공한 자영업자 사장님들을 보면 가끔 부끄럽다.
나만 맨날 땡땡이치고 싶고 퇴근하고 싶은 사장님인 것 같다.
그럼에도 어떡하나 나는 맨날맨날 칼퇴하고 싶은 사장인걸..
또 이렇게 끝도 없이 땅굴 파고 들어가기 전에 오늘은 무조건 일찍 들어가서 일찍 자야지, 다짐했다.
잊지 말자. 자영업자 제1의 원칙; 최소 7시간의 숙면 시간을 지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