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는 잘 돼? 손익분기점은 넘었어?

무례한 질문들

by 카페일기

22년 10월 6일

점심시간에 혼자서 정신없이 커피를 만들고 있는 와중에 오늘 첫 방문 한 듯한 카페 손님이 매장 내부를 이리저리 둘러보다 내게 질문을 했다.

"사장님 여기 혼자 하시는 거예요?"

"네, 혼자 하고 있어요."


손님은 다시 질문했다.

"여기 월세가 비싼가 봐요?"

"..."


질문의 목적이 뭘까 생각하며 대답하지 않고 있자, 손님이 이어 말을 했다.

"아니 나도 나중에 이런 거나 하나 차리고 살고 싶어서~ 여기는 월세 얼마나 해요?"

참고로 '나중에 이런 거나 차리고 싶다.'는 멘트는 단골 멘트다.

"위치나 시기에 따라 시세는 많이 변동되니까요, 저희 월세 정보는 큰 도움이 안 될 것 같네요."


이분들은 알까. 이런 질문이 다소 무례할 수 있다는 것을?


점심이 끝나갈 무렵에는 처음 커피를 시작할 때부터 알고 지냈던 동기들이 찾아왔다.

동기지만 나보다 나이가 한참 있는 분들이시다.

공손히 커피를 내려드리고 이런저런 근황 토크를 시작했다.

나를 향한 질문들은 당연히 가게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사실 전날 밤 문자로 '내일 너희 가게에 들를게.'라는 연락을 받은 후로 각오했던 일이다.

손님은 좀 어떠냐, 왜 이렇게 문을 일찍 닫냐, 주말에 쉬냐, 이런저런 것을 물어보다가 본격적인 질문을 했다.

"그런데 너, 손익분기점은 넘었어?"

음, 손익분기라.

냅다 "네."라고 대답했다.

"어... 그래...? 좋겠네. 우리보다 낫다야."


글쎄 카페를 운영한다는 것은 뭐랄까.

카페에 대한 정보를 본인과 공유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몇몇 사람들에게 둘러싸이는 것이다.

우리 가게의 온도 습도, 숟가락의 모양, 월세, 손익분기점까지도 참견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옆 가게 커피숍을 하시는 사장님네는 얼마 전에 급기야 줄자를 가지고 와서는 가게 내부 여기저기를 실측하는 손님이 계셨다고 한다. 너무 화가 나서 '실례지만, 이만 나가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2년, 3년 더 하다 보면 나도 누군가에게 '죄송하지만, 우리 가게에서 나가주세요.' 말하게 되는 날이 올까.

정말정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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