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것도 사랑으로 취급되나요?> 49

네가 없는 세상도, 너와 함께하는 세상도 나에게는 그저 지옥일 뿐이야.

by 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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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이란 손바닥 뒤집듯 간단한 것임을 또다시 깨달았다.


제대로 못 자서 감기는 눈을 점심시간에 잠깐 붙이고 났더니 갑자기 너무나 연락이 하고 싶어졌다.

카톡으로 말을 걸었더니 이따 밥 먹자고 해서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하루 종일,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했다.


오후에 컨설팅 연수를 듣느라 강당에서 얼굴을 봤다. 말도 안 되는 다홍색 셔츠를 입고 와서는 역시나 모두의 주목을 받았다.


우리는 6시쯤 근처 식당에 가서 밥을 먹었다. 예전만큼 편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우리는 조금씩 예전처럼 얘기를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 그동안의 일들을. 그는 동학년 사람들 간의 문제 때문에 무척 힘든 시간을 보냈었더랬다.


우리는 설빙에 가서 망고빙수를 먹었다. 그는 공짜폰이라며 나와 똑같은 기종의 핸드폰을 샀더랬다.

잠금화면으로 설정된 핸드폰으로 그린 그림은 예상대로 여자친구가 그려준 거였다.


우리는 9시가 조금 안되어 헤어졌다.


독하게도, 끊자고 마음먹었던 그 몇 주간의 시간 동안은 흐르지 않던 눈물이 요 며칠간 그렇게도 쏟아졌다.


이래도 괴롭고 저래도 괴롭다.

고통스러운 건 그를 끊던 끊지 않던 마찬가지다.

전자가 무뎌지는 체념과 함께 삶에의 의지를 잃어가는 고통이라면, 후자는 또다시 시작되는 기대와 실망과 그리움의 고통이다. 저울에 올려놓아도 둘의 무게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지?


네가 없는 세상도, 너와 함께하는 세상도 나에게는 그저 지옥일 뿐이야.


어쩌자고 내민 손을 잡았을까.


나는 어쩌자고 또다시 이런 그리움을 안고 가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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