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으로 분석한 우울증의 정의
우울증과 우울감의 차이?
사람들은 흔하게 말한다.
"우울해."
그런데 우울하다고 말하는 사람의 전부가 우울증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우울증'이라는 병에 걸린 것을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는가?
답을 찾기 위해서 나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았다.
우울함이 언제부터 찾아왔는지는 뚜렷하지 않다.
그러나 자살충동이 언제 찾아왔는지는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해맑았던 초등학교 4학년, 부모님의 사정으로 억지로 전학한 곳에는 왕따라는 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지만 모두가 내 행동을 관찰하고 있었다.
어느 날은 급식을 하던 도중 밥에서 쌀벌레가 나왔다. 나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녀석을 조심히 집어 식판 위에 올려두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 작은 행동도 놓치지 않았다. 누군가 와서 '이거 봐, 굼벵이야!!'하고 소리를 질렀고, 모든 아이들은 내게로 모여들어 굼벵이가 나타났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수치스러움이 온몸을 감쌌고, 그다음 날부터 나는 아무리 맛있는 반찬이 나와도 대부분을 그냥 버렸다.
무슨 행동을 해도 반응이 없는 나를 아이들은 슬슬 얕보기 시작했다. 화장실에 가면 칸막이 너머로 물을 퍼붓기도 했고, 미술 활동을 잘하는 나를 시샘해서 일부러 들으란 듯이 깔보기도 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말할 수도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선택지가 있다는 것 자체를 미처 생각하지 못할 만큼 나는 어렸다.
어느 날 아파트 현관을 나서니 안전장치가 전혀 있지 않은 복도의 난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키보다 살짝 낮은 난간에 다리 한쪽을 올렸다. 고개를 쭉 뻗어서 아래를 내려다봤다. 10층 높이.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죽을까? 나는 몇 초간 고민했다.
그러자 막 현관에서 나온 엄마가 나를 보고는 깜짝 놀라서 ‘ㅇㅇ아!‘하고 소리를 지르셨다. 나는 다리를 내렸고, 그 뒤로 같은 시도를 또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죽음’과 ‘자살‘이라는 개념은 그때 처음으로 내게 다가왔던 것 같다. 나는 매일 혼자 아무도 검사하지 않는 일기를 쓰면서 괴롭고, 외롭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깊게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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