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게 답인가, 도망치는 게 답인가?
2018년에서 2019년으로 넘어오려는 겨울, 인사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인사발표는 아직 며칠을 남긴 시점이었지만, 나는 지인에 지인을 거치는 과정에서 인사 내용을 알음알음 알게 되었다.
그러다가 당시 나와 가깝게 지내던 동료 한 명이 다소 부당한 업무를 맡게 될 것임을 알게 되었고, 불의를 참지 못했던 나는 곧바로 담당 선배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이미 예전부터 젊은 동료들 사이에서 '꼰대'로 소문이 자자하던 그녀는 다른 선배 친구들까지 합세하여 나를 죽이기로 마음먹은 듯했다.
문자를 보낸 며칠 뒤 나 홀로 선배들의 회의 장소로 불려 나갔고, 나는 일 대 다수로 소위 말하는 '다구리'를 된통 당했다.
그 자리에서 누구도 나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고, 내가 부당하다고 말한 내용은 뒤로 한 채 나의 태도와 내가 그동안 그녀들에게 밉보인 내용을 화두로 삼아 비참하게 짓밟히고 말았다.
인사 발표가 이루어지고 2019년.
나는 맡았던 부장 직책을 계속 맡게 되었지만 그 뒤로 부장업무회의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전부 그때 나를 다구리 했던 선배들이었고, 나는 끔찍한 공포감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결국 견디다 못해 사장에게 이 이야기를 털어놓고, 회의에 들어가지 못하겠다고, 그냥 회의 결과만 메신저를 통해 받아보면 안 되겠냐고 요청했다. 그러나 더욱 큰일이 있었으니, 사장도 그녀들의 편이었던 것이다.
나는 이단 취급을 받았고, 그 뒤로 대인기피증이 왔다.
새벽같이 일어나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고 가장 먼저 회사에 출근을 했다. 사무실에 처박혀서 일만 했고, 점심은 구내식당에 가지 않기 위해 도시락으로 때웠다.
다시 죽은 듯이 일하다가 누구보다도 빨리 퇴근. 일을 집에 가져가서 마저 하는 한이 있어도 퇴근은 가장 빨리 했다.
그러고는 침대에 시체처럼 누워 내일이 오는 것을 고통스럽게 받아들였다. 끊임없는 불면과 자살 충동에 시달렸지만 나를 이렇게 만든 그들은 알 턱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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