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의 나날들

고요한 의식

by 에스

혼술에 빠진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혼자 술을 마시는 데에 딱히 거창한 이유는 없지만,

어째서인지 기나긴 하루를 보내고 나면

마무리는 혼술로 귀결되곤 했다.


혼술을 한다고 기분이 좋아지거나

그렇다고 급격하게 다운되지도 않는다.

그냥, 어떤 주술이라도 되는 것처럼 매일 반복하게 된다.


어떤 날은 노래를 들으며 위스키를 홀짝이고,

가끔은 망설임 끝에 사 온 회 1인분에 소주를 곁들이고,

날이 좋은 날에는 편의점 맥주와 함께 산책을 한다.

어두운 방 안 침대 위에 앉아 아무 술이나 먹으며

펑펑 우는 날도 있다.


고요한 의식.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살아 있다는 확인을 하려는 건지도 모른다.

이전 04화그럼에도 산 자는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