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왜,
'엄마'라는 건 참 묘한 존재다.
근 한 달여를 엄마와 함께 지냈다.
엄마가 오심과 동시에 전쟁터 같았던 집이 모델하우스로 바뀌었다.
고양이 털이 덕지덕지 붙은 소파와 침대를 매일 돌돌이로 청소하시고,
그것도 모자라 내 엉망진창 옷방과 부엌까지 며칠이고 정리하셨다.
평일. 퇴근해서 씻고 엄마가 차려주신 저녁을 먹고 나면 밤은 깊어 있다.
우리는 잠들기 전 한바탕 고스톱을 친다. 이길 때마다 딴 점수만큼 종이카드를 가져가고,
종이카드 더미가 바닥이 나면 서로 가져간 카드를 비교해 보고 끝이 난다.
어떨 때는 내가 왕창 이기고, 또 다음 날은 엄마가 보란 듯이 복수전에 성공한다.
실컷 놀았으니 이제 잘 시간. 내가 침대에 누우면 엄마는 머리맡에 놓인 바르는 파스를 꺼내신다.
늘 그랬듯이 오른쪽 손을 내밀면, 일하느라 욱신거리는 손목에 정성스럽게 파스를 짜 발라주신다.
파스를 바르는 동안, 그 말 없는 기도와 바람이 고스란히 나에게도 전해진다.
혁오의 '톰보이'에 나오는 것처럼, 엄마의 사랑이 어색할 때가 있다.
저 사람은 왜 나라는 하나의 독립된 사람을 제 몸보다도 더 소중하게 대할 수 있는 걸까?
왜 나를 사랑해 줄까? 나는 유전적으로 반을 물려받은 또 하나의 타인일 뿐인데.
저 사람의 행복은 왜 내 행복과 같은 길을 걷고 있을까?
엄마라는 존재는 정말 묘하다.
순수하고, 확고하며, 그 어떤 온도보다도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