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파도에 씻겨 내려갈 수만 있다면
몇 달 전 이별을 했다.
멀쩡하게 일상생활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툭하면 눈물이 엉엉 쏟아지는 나날이었다.
그를 사랑하지만,
그의 행복을 위해서는 놓아주어야 한다는 뻔한 변명을
이성과 감정의 싸움이라고 표현하는 내가 구차하다.
그러나 그 구차함에도 불구하고
이성과 감정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이 이토록 힘든 줄은 이제껏 살면서 알지 못했더랬다.
바다를 보러 왔다.
내 변명 같은 슬픔도,
치졸한 배려도,
구차한 눈물도
모든 게 파도에 씻겨 내려갈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