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라는 연맹
친하던 친구와 동료들이 전부 유부녀가 되고, 이제 거진 나만 남았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했나.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열심히 연애만 했다. 길고 짧은 연애를 잘 이끌고 나가 결혼이라는 관문을 통과한 그들과 나는 뭐가 다른 걸까.
결혼은 신기한 제도이다. 성도, 가정환경도, 살아온 지역도, 환경도 다른 낯선 두 사람이 만나 같은 공간에서 평생을 같이 살기를 약속하는 제도. 이렇게 풀이하니 애초에 잘 지내기란 불가능한 게 아닌가? 싶다. 어느 한쪽이 양보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면 평생을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서 살아야 할 것이다. 치약을 어디부터 짜는가부터 시작해서 양말을 뒤집어서 세탁기에 넣는 것까지, 사사건건 신경 써야 할 일 투성이인 것이다.
이렇게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한없이 비판적이던 내가 최근에는 생각을 조금 달리 하게 되었다.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자. 그냥, 내 편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피가 섞인 가족이 아니기에 내 편은 언제든지 남의 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가족에게도 할 수 없는 어려운 이야기를 하고, 못난 모습을 보이고, 그 앞에서 울고, 고민을 상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람은 배우자밖에 없는 것 같다. 살면서 부모가 아닌 다른 존재에게 나 자신을 온전히 맡길 기회가 또 있을까. 물론 맡길 사람을 찾는 일에는 신중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찾았다면, 이것 저것 따지고 재면서 다가오지 않은 걱정까지 사서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눈앞의 사람과 몇 년을 함께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자. 10년, 20년 후에도 그 사람과 함께 할 일상들이 행복할 것 같다면, 잡아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