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민망한 자폐 아동의 사춘기
사춘기가 오면 아이가 방에 숨는다고 한다. 하지만 자폐로 인해 친구도 거의 없고 관심사도 특이한 태민이다 보니 남들처럼 사춘기가 오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착각이었다.
언제부턴가 태민이는 저녁을 먹고 나면 자기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기 시작했다.
와이프랑 눈이 마주쳤다. 둘 다 말은 안 했지만 같은 생각이었다.
'이제 얘도 사춘기구나'
며칠 뒤 저녁, 방문이 살짝 열려 있길래 몰래 들여다봤다.
아이패드를 집중해서 보고 있었다.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서.
'그래, 너도 이제.... 그런 걸 볼 때도 됐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모른 척하면 된다.
뒤돌아서려는데 동영상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엘리베이터였다.
문이 열리고 닫히고, 버튼에 불이 들어오고, 층수가 바뀌고.
그걸 보면서 아이는 너무나 행복하게 낄낄거리고 있었다.
와이프한테 말했다.
"저 숭한 아들놈 좀 보소."
와이프가 물었다. "뭐 봐? 야한거?"
"아니... 엘리베이터."
잠깐 정적이 흐른 후 둘 다 미친 듯이 웃었다. 한참을.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도 아니다. 태민이는 어릴 때부터 엘리베이터를 좋아했다. 버튼, 숫자, 문이 열리고 닫히는 정확한 타이밍. 그저 사춘기가 왔는데도 취향이 바뀌지 않은 것뿐.
차라리 야동을 보는 게 낫지, 싶다가도.
태민이한테는 저게 야동인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