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먹으라고 시킨거야
2022년 1월에 코로나에 감염되었는데 7개월만에 면역이 떨어졌나보다.
2차 재감염이었다.
한 번 감염되어 본 경험으로 먹을것과 약을 준비 하며 나름 여유있는 격리생활을 시작했다.
뭐뭐 필요할 지 예상이 되니 막힘없이 온라인 주문을 하는 내 손가락은 사뭇 우아하기까지 했다.
음식이 도착하고 식탁위에 차려놓자 남편과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그래서 치킨도 우리끼리 시켜먹었었고,
오늘도 우리가 늘 먹던 것=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 를 주문 했을 뿐이었는데
남편은 마음에 안들었나보다.
솔직히 저녁먹은 뒤라서 별로 배도 안고팠고, 남편도 아이들이 교촌 좋아한다고 하니 자긴 시켜본적이 없다며 나보고 주문하라고 해서 주문 해 놓은 결과였다.
나는 진짜 이 상황이 황당했다.
"니말대로 TH이가(우리아들) 윙만먹고 나중에 바람둥이 되겠네!" 라고 했다.
솔직히 연애할 때부터 우리가 치킨을 먹으면 나는 닭다리 하나, 날개 두개, 목 먹으면 끝이었다.
남편은 퍽퍽살을 좋아했기 때문에 닭다리는 사이좋게 나눠먹고 나머지를 남편이 먹었다.
우스갯소리로 "날개 먹으면 바람핀대!" 라며 날개를 내가 두개 먹어왔을 뿐.
나는 퍽퍽살 싫어해서 손도 안댔다.
친구들이나 친정 식구들이랑 치킨을 먹으면 늘 윙,봉 메뉴만 먹어왔다.
한 마리의 온전한 치킨은 남편이랑만 먹던 것이다.
남편은 15년 동안 내가 퍽퍽한 살을 안먹는 걸 눈치 채지 못했던 것일까.
아무튼지간에 ,
아무리 그래도 아이들이 다 듣는데 아이를 데리고 그런 말을 해야 했나?
코로나때문에 짜증난 것 알겠는데 당신 때문에 시작한 감염이고 격리잖아.
있잖아요,
상하관계 예절은 엄청 따지면서 상호관계 예절은 개나줘버린다는 꼰대스타일 그거.
아직도 미스테리다.
하아...
얘들아 이건 앞으로 아빠 없는 날 시켜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