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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leap Apr 24. 2016

함부로 농 던지지 마라.함부로 돌 던지지 마라.

책 <과학은?>에서 말한 생명과학자 김상호의 '생명과학자가 걷는 길'

과학자들 특히 생명을 다루는 과학자들의 연구과정은 윤리 도덕 자기 가치와의 끊임없는 싸움이다. 이들은 외부에서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보다 수천 수만 배는 더 생명을 존중하기 위해 싸운다. 이 정도까지는 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 싶은 정도까지 그들은 깊이 고심하고 치열하게 토론한다. 그런 그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농을 던지는 행위는 절대 해선 안되는 일이다. 물론 사실 당사자를 제외한 모든 이가 이 사실을 모를 것이다. 이제 꼭 알아두기 바란다. 그들에게 상처를 주지 말라. 당신이 만약 조금이라도 과학과 연구에, 특히 생명을 다루는 일에 관심이 있다면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그 마음의 상처들을 알아야 한다. 그들이 얼마나 생명을 존중하고 있는가 하는. 생명을 존중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하는 사실을.

커버에도 넣은 책장이다. 과학자에게 직접 물은 <과학은?>이라는 질문의 대답들이다.  여러 많은 이야기 중에 눈에 들어왔다.

나는 실험실에서 쥐를 이용한다. 작고 약한 동물이지만 무섭고 강한 포유류이기도 하다. 지난 주 한 녀석에게 손을 아주 심하게 물렸다. 쥐를 데리고 실험을 하려다보면 이러저러한 일로 물리는 일이 사실 많다. 그런데 이번은 그 동안 물렸던 경험 중 가장 심했고 좀 많이 심각한 상황이었다. 병원까지 가야했고 손이 퉁퉁 부어오르고 피가 고여서 짜내기도 했다. 물린 날부터 삼일동안 심한 몸살을 앓았다.

그리고 선생님이신 어른들을 만나게 됐다. 퉁퉁 붓고 붕대로 감은 내 손을 보시고 그 분들은 농을 던지셨다. '쥐를 괴롭혀서, 쥐를 고문해서'와 같은. 사실 자주 하는 말이고 자주 듣는 농이다. 하지만 어느 누군가는 이런 농에 크게 상처받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사건은 벌어졌는데 피의자도 피해자도, 목격자까지도. 사건과 관련된 당사자가 아무도 없다면 그것은 더 이상 사건이 아니다. 굳이 관심을 가지자면 현상 정도는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결국 다 사람을 향하는, 사람의 마음을 위하는 일이다. 벌어진 일, 행위 그 자체를 놓고 판단하기 전에 그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 사람이 그 행동을 하면서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을 가졌고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그것이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하는 것보다 수천 수만 배는 더 중요하다.


절대, 함부로 농을 던지지 마라.

이건 함부로 돌 던지지 마라,는 말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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