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lleap Jul 21. 2017

흔들리는 마을버스에서 난 네 옆자리에 쏟아지듯 앉았지.

아, 커피 마시고 싶다-!

마을버스는 배차간격이 길어서 15분은 늘 기다리는 것 같다. 어쩌다 운이 좋아 금세 버스가 온다 해도 이런저런 것들-책과 필기도구와 이어폰, 물 같은 것들을 싣고 그다지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하고 나온 상태에서는 항상 그 시간은 15분가량 된다. 더구나 오늘같이 날이 더운 날이면 참 그 시간은 길기도 하다.
요며칠, 한 일주일 정도 커피를 마시지 않고 있다. 날이 더워진 탓인지 자꾸만 가슴이 두근거리고 핏줄이 불거지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였다. 커피를 마시는 게 그런 증상들을 악화시키면 악화시켰을 것, 그리고 아무 영향도 주지 않지는 절대 아니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아 그런데 하필 오늘같은 날.
자리가 나면 앉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게 되었다. 맨 뒷자리에 앉는 순간, 아!
좌측편에 앉은 여학생은 주황기가 도는 밝은 노란 단발머리를 끝이 바깥쪽으로 뻗치게 손질하고 있었다. 검은 바탕에 화려하게 열대의 꽃과 이파리가 그려진 아디다스 천가방을 무릎에 무심하게 올려 오른손으로 붙잡고 있었다. 자리에 털썩 앉는 순간, 머리가 귀엽다고 생각하며 엉덩이를 돌려 자리에 앉는 순간, 달콤한 커피향이 쏴아- 하고 내 목구멍으로 쏟아져들어왔다. '아 커피마시고 싶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비져나왔다.

작가의 이전글 을지로입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