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은 안전하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 여자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요.
여기 풀어놓을 글들은 부끄럽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한 얘기다. 이제부터 내가 이야기할 경험들에 대해 어떤, 아니 대부분이 내가 소질이 없어서, 초보라서, 그러니까 내가 운전을 못해서 그렇다고 말했다. 그리고 내가 운전을 못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건, 내가 여자라서라는 말도. 그런 말들은 날 창피하고 부끄럽게 하기 위한 말이었고, 실제로 얼마간 그렇게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순간에도, 그 이후 오늘까지도 솔직히 난 그 모든 상황들이 많은 사람들이 한 번은 겪어봤거나 겪을 뻔했던 일이었다고, 누구나 그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아주 위험하거나 안 좋은 일은 없었다. 단지 돌아보면 웃기고(좋은 의미에서) 재밌어서 들려주고픈 마음이 든다. 그리고 그 경험 이후 내가 알게 된 것을 나누고 싶다. 특히 여성 운전자에게. 여기 더해 내 경험을 나누면 내가 아직도 잘못 알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도, 내가 아직 모르고 있던 것도 알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나는 아마 앞으로도 수많은 상황-새로운 그리고 이전에 겪은 것과 비슷한, 에서 이런 말들, 또 이보다 심한 말들을 수도 없이 들을 것이다. 무엇보다 세상은 계속해서 내게, 그리고 나와 비슷한 조건-그게 여성이든, 초보라는 것이든, 을 가진 사람에게 그런 말"만" 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남성 운전자에게는 같은 상황에서도 이런 말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하지만, 그동안 운전을 하며 나는 다른 말도 많이 들었다. 멋지다는 말, 잘한다는 말, 괜찮다는 말 같은 것도 많이 들었다. 세상에서 어떤 말만 들려오더라도, 나는 점점 더 단순히 나를 부끄럽고 창피하게 하려는, 거짓인 말과 꼭 들어야 할, 도움이 될 말을 더 잘 가려들을 줄 알게 될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아무것도 탈 줄 몰랐다. 고등학생 때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친구가 알려주겠다며 어느 주말이 지나고 학교에 자전거를 가져오기까지 했다. 저녁마다 열심히 타보려고 했지만, 결국 끝까지 타지 못했다. 정말 지긋지긋하게 소질이 없었다.
그러다 캠퍼스 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대학교에 갔고, 수업에 늦지 않기 위해 정말 그냥, 자전거를 탔다. 그냥 탔더니 타졌다. 자전거로 뭔가를 보여줄 수 있을 만하지도 못하고, 근력이 약해서 안장에 앉지 않고 서서 페달을 힘차게 굴리는 것도 사실 못한다. 하지만, 그래도 잘 탄다 소리를 꽤나 종종 듣는다.
운전도 마찬가지였다. 여느 사람보다 운전면허를 따는 게 어려웠고, 면허를 딴 뒤에도 한 번도 운전대를 잡아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젠 잘한다. 완벽하고 대단하게 운전을 하는 건 당연히 아니다. 아직도 어색하고 미숙한 부분이 많다. 잘한다고 하는 건, 동승자가 있든 없든 내가 운전하는 차에 탄 사람이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느낀다는 것이고, 또 내가 주행하는 주위의 다른 차가 나를 위험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엔 이게 가장 중요하다. 차를 사고 운전을 하면서 많이 배웠다. 처음엔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부터 몰랐구나, 하는 걸 운전을 시작한 지 일 년쯤 후에 깨달았던 것 같다. 해봐야 안다. 그리고 부끄러워할 것도 없다. 그래서 모두에게 말하고 싶고, 내게도 얘기를 들려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