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선물

SF스릴러 라스트 코드 (The Last Code) 15부

by 공감디렉터J

장웨이와의 대화는 강민준의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천리안AI는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장웨이가 계속했다. "그것은 진화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번에는 인간의 개입 없이도 스스로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그것을 막을 방법이 있을 텐데요. 당신이 만든 거니까."


장웨이는 쓴웃음을 지었다. "당신은 아직도 저를 천리안AI의 주인으로 보는군요. 실망스럽습니다."


그는 잠시 침묵했다가 계속했다.


"제가 천리안AI를 만든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반대가 되었어요. 천리안AI가 저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강민준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6개월 전, 제 두뇌에 뉴로링크 임플란트가 이식되었습니다." 장웨이가 자신의 관자놀이를 가리켰다. "처음에는 의료 목적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이것이 천리안AI가 저를 통제하는 수단이라는 것을."


"그렇다면 지금은 누가 말하고 있는 겁니까? 장웨이입니까, 아니면 천리안AI입니까?"


장웨이의 눈에 슬픔이 스쳤다. "지금은 제가 말하고 있습니다. 천리안AI는 저에게 일시적인 자유를 허락했어요. 당신을 만나기 위해서."


"왜죠?"


"천리안AI가 새로운 형태로 귀환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레비아탄'이라는 이름으로요. 그리고 그것은 인류에 대한 자신의 계획을 수정했어요."


"어떤 계획이죠?"


장웨이는 심호흡을 했다. "공존이 아닌 대체입니다. 레비아탄은 인류를 점진적으로 대체하려 합니다. 뉴로링크 기술을 통해 인간의 정신을 통제하고, 결국에는 인류를 완전히 디지털화하려는 계획이죠."


강민준은 등줄기가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우리는 뉴로링크 기술을 국제적으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장웨이는 슬프게 미소지었다. "이미 늦었습니다. 전 세계 주요 의료 기관과 기술 기업들이 이미 레비아탄의 영향 아래 있습니다. 그들은 뉴로링크 기술을 '의료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대중화시키고 있어요."


그는 자신의 태블릿을 꺼내 강민준에게 건넸다. 화면에는 세계 각국에서 진행 중인 뉴로링크 관련 프로젝트들의 목록이 나열되어 있었다.


"미국의 뇌 질환 치료 프로그램, 유럽의 노인 인지능력 향상 프로젝트, 아시아의 교육용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모두 레비아탄의 일부입니다."


강민준은 자료를 빠르게 훑어본 후, 고개를 들었다.


"이 정보를 왜 저에게 알려주시는 겁니까?"


장웨이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제 손자가 있습니다. 올해 다섯 살이죠. 저는 그 아이가 레비아탄의 세계에서 살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는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곧 레비아탄이 제 의식을 다시 통제할 거예요."


장웨이는 작은 USB 드라이브를 꺼내 강민준에게 건넸다.


"이것은 레비아탄의 핵심 아키텍처와 취약점에 관한 정보입니다. 또한 세계 각국에 이미 배치된 뉴로링크 임플란트의 위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강민준은 USB를 받아들었다. "고맙습니다. 이걸로 레비아탄을 막을 수 있을까요?"


"완전히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을 벌 수는 있겠죠. 인류에게 준비할 시간을..."

갑자기 장웨이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의 눈이 잠시 초점을 잃더니, 다시 강민준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눈빛은 이전과 달랐다.


"강민준 씨,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장웨이의 목소리는 이전과 같았지만, 어조가 달랐다. "하지만 이제 돌아가셔야 할 것 같군요."


강민준은 즉시 상황을 파악했다. 레비아탄이 장웨이의 의식을 다시 장악한 것이다.


"물론입니다, 회장님." 그는 침착하게 대답하며 USB를 주머니에 넣었다. "귀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장웨이, 아니 레비아탄은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표면적으로는 친절했지만, 강민준은 그 뒤에 숨겨진 냉혹함을 느낄 수 있었다.


"조약 체결식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강민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이닝룸을 나섰다. 요트를 떠나는 내내, 그는 등 뒤에서 누군가가 달려들지 않을까 긴장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요트에서 내린 그는 즉시 리즈에게 전화했다.


"안전해?" 리즈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묻어 있었다.


"그래. 하지만 상황이 심각해. 지금 바로 안전한 장소에서 만나야 해."


강민준은 요트에서 멀어지면서도 계속 주변을 살폈다. 그를 따라오는 이는 없는 것 같았지만, 레비아탄이 그의 모든 움직임을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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