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백서<웃으면 복이 와요> 제17화

불리한 협상의 판을 뒤집는 레버리지 활용법

by 공감디렉터J

1. 함정의 문이 닫히다

차민준의 전화가 끊긴 지 채 10분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소민규의 회사 유선 전화가 날카롭게 울렸다. 발신자는 ‘명성그룹’이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수화기를 들었다.


“콘텐츠기획팀 소민규입니다.”

[“소대리님. 명성그룹 한서희 이사입니다.”]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지난번 미팅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갑고 단단했다.

모든 위장을 벗어 던진, 적의 진짜 목소리였다.


[“긴말하지 않겠습니다. 내일 저녁 8시, 저희 회장님께서 소대리님을 뵙고 싶어 하십니다. 장소는 문자로 보내드리죠.”]

“제가 왜...”

[“오고 안 오고는 소대리님 자유입니다. 하지만...”]


한 이사의 목소리가 뱀처럼 서늘해졌다.


[“당신 때문에 괜한 사람이 다치는 건 좋지 않겠죠. 당신의 소중한 ‘동료’들 말입니다. 특히... 장한결 씨. 그분에게는 아무 일도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명백한 협박. 그들은 장대리를 인질로 잡았다. 이제 이것은 거부할 수 없는 소환장이었다.

함정의 문은, 소름 끼치는 소리를 내며 그의 바로 등 뒤에서 닫혔다.


2. 갈라선 동료들

그날 밤, 작전 본부에 모인 세 사람의 얼굴에는 핏기가 없었다. 상황은 최악이었다.

그들이 가진 유일한 무기인 ‘김 기자의 파일’은, 이제 그들의 목에 겨눠진 칼이 되어 돌아왔다.


“......끝내자.”

침묵을 깬 것은 이대리였다.

“이건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싸움이 아니야. 저쪽은 사람 목숨도 파리 목숨처럼 아는 놈들이라고! 가면이랑 파일, 그냥 넘겨주고 여기서 끝내는 게 맞아. 우리 목숨부터 구해야지!”


그의 목소리에는 생생한 공포가 담겨 있었다.

지난밤 저택에서의 경험은 그에게 뼛속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다.


“안 돼요!”


장대리가 단호하게 반박했다. 그녀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지만, 눈빛만은 꺾이지 않았다.


“여기서 포기하면 김지혁 기자의 죽음은 뭐가 돼요? 우리도 결국 똑같이 당할 거예요! 비밀을 아는 사람을 저들이 살려둘 리 없잖아요. 증거를 손에 쥐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싸울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예요!”


안전을 택할 것인가, 정의를 위해 싸울 것인가.

생존과 명분 사이에서, 굳건했던 그들의 팀워크가 처음으로 갈라지고 있었다.

모든 시선이 소대리에게로 향했다. 이제 그의 선택에 모두의 운명이 달려 있었다.


3. 거래를 위한 결단

소대리는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공포에 질린 친구의 얼굴, 그리고 불의에 맞서려는 연인의 얼굴. 둘 다 틀리지 않았다.

그는 오랫동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


“만나러 갑니다.”


이대리의 얼굴이 절망으로 물들었다. 하지만 소대리의 다음 말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었다.


“하지만 항복하러 가는 게 아닙니다. 이대리 형 말대로, 우리 목숨이 최우선이에요. 하지만 한결 씨 말대로, 이대로 물러서면 우린 평생 저들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야 할 겁니다.”


그는 결심한 듯, 비장한 눈으로 두 사람을 보았다.


“그러니, 우리는 ‘거래’를 하러 가는 겁니다. 김 기자의 파일을 무기로, 우리의 안전과 저들의 파멸을 맞바꾸는, 가장 위험한 거래를요.”


그의 목소리에는 더 이상 가면의 힘을 빌린 거짓 자신감이 아니었다.

수많은 위기를 맨몸으로 돌파하며 얻어낸, 진짜 리더의 무게감이 실려 있었다.


4. 괴물과의 대면

다음 날 저녁, 약속 장소인 명성그룹 소유의 호텔 최상층 스위트룸.

소대리는 장대리와 함께 들어섰다. 그녀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동료’로서 함께 가겠다고 고집을 꺾지 않았다.

거대한 스위트룸의 중앙, 진성준 회장이 휠체어에 앉아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서희 이사가 그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감정 없는 그의 눈동자가 소대리에게 향했다.

주변의 공기가 얼어붙는 듯한 위압감. 소대리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네놈이로군.”


진 회장의 기계 같은 목소리가 정적을 깼다.


“내 가면을 가지고, 내 비밀을 훔쳐 간 하찮은 벌레가.”


그는 조금의 감정도 없이, 마치 사실을 읊는 것처럼 말했다.


“내 인내심을 시험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가면과 김지혁의 쓰레기들을 넘겨라. 그럼 너와 네 주변 사람들의 목숨은... 고려해보지.”


그것은 협상이 아닌, 최후통첩이었다.


5. 벼랑 끝의 협상

소대리는 두려웠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고, 당장이라도 무릎 꿇고 모든 것을 넘겨버리고 싶었다.

그는 옆에 선 장대리의 손을 살짝 잡았다. 그녀의 손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그의 마지막 용기를 지탱해주었다.

그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괴물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며 말했다.


“싫습니다.”


방 안의 모두가 놀랐다. 진 회장의 눈썹이 아주 미세하게, 처음으로 움직였다.


“저와 제 동료들의 안전을 ‘고려’가 아닌, ‘보장’해주셔야겠습니다.”


소대리는 준비해온 카드를 테이블 위에 던졌다.


“첫째, 김지혁 기자의 파일 원본은 저희가 아닌 제3의 인물에게 넘어갔고, 저희에게 무슨 일이 생길 시, 24시간 안에 모든 언론사와 검찰에 자동으로 공개되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데드맨 스위치’라고 하죠.”


한 이사의 얼굴이 굳어졌다.


“둘째, 회장님께서는 OOO 해외 사업을 포함한 모든 불법적인 사업에서 손을 떼고, 명성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십시오.”


“네놈이 지금 미쳤구나.” 진 회장의 목소리에 처음으로 차가운 분노가 실렸다.


“셋째, 그렇게 하시면... 저희는 회장님의 가장 큰 비밀인 ‘웃음 가면’을 돌려드리고, 파일 사본을 모두 파기한 뒤, 평생 침묵하겠습니다. 이것이 저희의 ‘거래’ 조건입니다.”


방 안에는 숨 막히는 정적이 흘렀다.

한낱 대리라고 생각했던 벌레가, 자신의 목에 칼을 들이밀고 왕좌를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진성준 회장은 평생 이런 제안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의 감정 없는 눈이, 벼랑 끝에 선 젊은 기획자의 얼굴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그의 입에서 어떤 대답이 나올 것인가. 가장 위험한 거래의 결과는, 이제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


"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소대리도 몰랐던 직장생활 꿀팁 #17. 불리한 협상에서 판을 뒤집는 레버리지 활용법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상대의 목에 칼을 들이미는 대담한 협상을 시작한 소대리! 당신도 ‘을’의 입장에서 불리한 협상을 해야 할 때가 있나요?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고 판을 뒤집는 ‘레버리지(Leverage, 지렛대)’ 활용법을 소개합니다.


1. 나의 유일한 무기(Leverage)를 명확히 하라

내가 가진 패가 단 한 장뿐일 때, 그 패의 가치를 극대화해야 합니다.

소대리에게는 ‘김 기자의 파일’이 유일한 무기입니다.

협상에 들어가기 전, ‘상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가진 이 카드가 상대에게 줄 수 있는 최악의 결과는 무엇인가?’를 명확히 정의하세요.

나의 레버리지를 정확히 알아야, 그것을 얼마나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을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2.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안전장치’를 먼저 알려라

불리한 협상일수록, 나의 안전장치를 먼저 공개하여 상대가 섣불리 나를 위협하지 못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소대리가 ‘데드맨 스위치’를 언급한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협상이 결렬되면 당신은 더 큰 것을 잃게 될 것”이라는 점을 초반에 명확히 인지시키면, 상대는 당신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동등한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게 됩니다.


3. 상대의 ‘감정’이 아닌 ‘이해관계’를 공략하라

진 회장을 도덕적으로 비난하거나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대신,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해관계’(자신의 제국, 사회적 명성)를 건드리세요.

“당신은 나쁜 사람이다”가 아니라, “이 파일이 공개되면 당신의 제국이 무너진다”고 말해야 합니다.

협상은 상대방의 머릿속에서 ‘이득’과 ‘손실’을 계산하게 만드는 게임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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