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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불을 삼켰다(9)

제9화: 멈춰버린 세상

by 공감디렉터J

백두산이 토해낸 검은 재는 죽음의 장막이 되어 동북아시아의 하늘을 뒤덮었다.

서울 상공, 마지막 착륙을 시도하던 여객기는 활주로를 불과 몇 킬로미터 남겨두고 엔진 속으로 빨려 들어간 화산재에 질식하며 추락했다.

인천과 베이징, 도쿄의 공항은 유령 도시처럼 변했다. 하늘길이 막히자 세계는 순식간에 쪼그라들었다.


월요일 아침, 뉴욕 증권거래소의 개장을 알리는 벨은 종말을 알리는 신호탄처럼 울렸다.

벨이 울리자마자 다우 존스 지수는 수직으로 곤두박질쳤다.

태평양 항로가 마비되고, 전 세계 항공 물류가 멈췄다.

반도체 칩을 실어 나르던 비행기도, 원유를 운송하던 유조선도 멈춰 섰다.

수십 년간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던 글로벌 공급망이라는 거대한 동맥이 단 하루 만에 끊어져 버린 것이다.

스크린의 붉은 숫자를 보며 절규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은 문명의 종말을 목격한 인류의 비명과도 같았다.


중국 베이징.

환경운동가 린 샤오위는 사무실 창밖으로 밀려오는 거대한 먼지 구름을 착잡하게 바라보았다.

황사가 아니었다. 서쪽 하늘을 집어삼키며 다가오는 것은 백두산의 화산재였다.

그녀의 모니터에는 전 세계 기상학자들이 보내온 긴급 시뮬레이션 결과가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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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능력 향상과 진정한 소통에 관심이 많습니다. 엉뚱한 상상을 통해 몰입과 힐링을 찾습니다 #공감 #소통 #직장 #업무 #소설 #상상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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