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재난 자본주의
대서양 한가운데, 수면 아래 100미터를 유영하는 초호화 잠수정 ‘노아’의 회의실.
‘그림자 컨소시엄’의 핵심 멤버들이 홀로그램 스크린을 통해 한자리에 모였다.
창밖으로는 심해의 고요한 어둠이 펼쳐졌지만, 그들의 대화 내용은 지상의 혼돈을 비웃는 듯 냉혹했다.
“한국의 ‘엑소더스’로 인해 아시아 증시는 폭락 직전입니다. 계획대로 공매도 포지션에서 막대한 수익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금융 부문 책임자의 보고에 컨소시엄의 의장이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좋아. 다음 단계는 뭔가?”
“화산재로 뒤덮인 일본과 동남아시아의 농경지를 헐값에 매입하고 있습니다. 향후 10년 안에 화산 토양은 세계에서 가장 비옥한 땅이 될 겁니다. 또한, 우리의 자회사들이 개발한 재난 복구 기술과 구호 물품 독점 계약을 각국 정부에 제안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들에게 재앙은 리스크가 아닌 기회였다. 수십억 인구의 고통은 대차대조표 위의 숫자에 불과했다.
의장은 와인 잔을 들어 올리며 나지막이 말했다.
“혼돈은 멸망의 구덩이가 아니야. 혼돈은 황금으로 향하는 사다리지.”
그들은 무너진 세상의 시체 더미를 밟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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