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칭찬이 고픈 어른들을 위한 '참 잘했어요' 도장

내 마음에 '새로고침'이 필요할 때(8)

by 공감디렉터J


어린 시절, 제 일기장 한구석에는 늘 빨간색 도장이 찍혀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꾹 눌러주신 '참 잘했어요' 도장. 그 별거 아닌 잉크 자국 하나를 받기 위해, 저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날씨를 기록하고 억지로라도 착한 일을 찾아 적곤 했습니다. 도장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가방은 깃털처럼 가벼웠고 세상은 온통 제 편인 것만 같았죠.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나니, 칭찬은 가뭄에 콩 나듯 사라져 버렸습니다. 제시간에 출근하는 것, 마감 기한을 지키는 것, 밥을 챙겨 먹는 것. 이 모든 것이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이번에 보내주신 제안서는 올해 받아 본 것 중 최고였습니다."

이런 말을 듣는 날은 1년에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날들은 "이건 왜 아직 안 됐어?", "수정해서 다시 가져와" 같은 지적들로 채워집니다. 우리는 칭찬보다 비난에, 격려보다 질책에 훨씬 더 익숙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우리는 늘 목마릅니다.

"나 오늘 진짜 힘들었는데 잘 버텼어", "하기 싫은 운동 꾹 참고 다녀왔어"라고 말했을 때, 누군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잘했다"고 말해주길 바라는 그 유치하고도 간절한 마음.


어른에게도 '당근'이 필요하다

에이슬립의 이동원 대표는 다이어트 코칭 앱 '눔(Noom)'의 성공 비결을 이야기하며 눈을 반짝였습니다.

"눔이 성공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용자를 칭찬해 줬기 때문이에요. 회사에서는 매일 욕먹고 치이다가 앱을 켰는데, '오늘 물 한 잔 마셨네요? 대단해요!', '어제보다 100보 더 걸으셨군요, 훌륭해요!'라고 칭찬해 주는 겁니다. 사용자는 거기서 위안을 얻는 거죠."

그 말을 듣는 순간, 잊고 있던 제 일기장의 빨간 도장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나이를 먹었을 뿐, 마음속엔 여전히 칭찬받고 싶어 하는 어린아이가 살고 있었던 겁니다.

마인드테크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듭니다. 거창한 목표를 달성해야만 칭찬해 주는 게 아닙니다.

아주 사소한, 남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 작은 성공들을 포착해 축하해 줍니다.

제가 쓰는 루틴 앱은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개기만 해도 폭죽을 터뜨려줍니다.

[축하합니다! 상쾌한 아침을 시작하셨네요!]

화려한 그래픽과 경쾌한 효과음. 고작 이불 하나 갠 것뿐인데, 마치 올림픽 금메달이라도 딴 것처럼 기분이 우쭐해집니다. '그래, 나 꽤 괜찮은 아침을 보냈어.' 그 작은 성취감이 하루를 버티게 하는 단단한 디딤돌이 됩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 그거면 충분해

우리는 늘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실패합니다.

'한 달 안에 5kg 빼기', '매일 새벽 5시 기상'. 하지만 이런 목표는 며칠 못 가 우리를 좌절하게 만듭니다.

실패가 반복되면 학습된 무기력에 빠지죠. '난 역시 안 돼.'

하지만 마인드테크는 말합니다. "멀리 보지 마세요. 딱 오늘 하루, 어제보다 조금만 더 나아지면 됩니다."

이동원 대표는 이를 '작은 성공(Small Win)'이라고 불렀습니다.

"수면도 마찬가지예요. '한 달 뒤엔 8시간 자야지' 하면 부담스러워서 더 못 잡니다. 대신 '어제는 자기 전에 폰을 1시간 봤는데, 오늘은 30분만 봤네? 잘했어!'라고 스스로를 인정해 주는 거죠. 그 작은 성공들이 모여 결국 행동을 변화시킵니다."

이것은 뇌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입니다. 작은 보상을 받을 때 우리 뇌에서는 도파민이 분비되고, 그 기분 좋은 느낌을 다시 느끼기 위해 뇌는 그 행동을 반복하려고 합니다. 습관은 의지로 만드는 게 아니라, 보상으로 만드는 것이니까요.


나를 위한 다정한 목격자

이제 제 스마트폰은 저의 가장 다정한 목격자입니다.

아무도 봐주지 않는 나의 작은 노력들을 묵묵히 기록하고, 잊지 않고 칭찬해 주는 존재.

"오늘 하늘 사진을 찍으셨네요? 마음의 여유를 찾으신 것 같아 기뻐요."

"명상 5분을 완료하셨군요. 스스로를 돌보는 당신이 멋집니다."

이 알림들이 쌓일 때마다, 저는 조금씩 저를 더 좋아하게 됩니다. 남들의 인정에 목매지 않고, 스스로 나를 인정해 주는 법을 배우게 된 것이죠.


혹시 오늘 하루, 아무것도 이룬 게 없다고 자책하고 계신가요?

아닙니다. 당신은 오늘 아침 무거운 몸을 일으켜 출근했고, 맛없는 구내식당 밥을 먹으며 오후를 버텼고, 지옥철을 뚫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충분히 대단합니다.

누군가 말해주지 않는다면, 앱의 힘을 빌려서라도 스스로에게 도장을 찍어주세요.

'오늘도 무사히 버텨냄. 참 잘했어요.'


다음 화에서는 가장 가깝지만 때로는 가장 먼 사이, 연인과 부부 관계를 데이터로 통역해 주는 기술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사랑하는데 왜 우리는 자꾸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