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나를 현재로 소환하는 10가지 기술(9)
의지의 싸움이 아닌, 본능의 흐름으로
처음 운전면허를 따던 날을 기억하시나요?
운전석에 앉으면 모든 게 낯설고 긴장됩니다.
사이드미러를 확인하고, 브레이크를 밟고, 깜빡이를 켜는 모든 동작 하나하나에 온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죠. 옆자리 강사님의 "좌회전하세요"라는 말 한마디에 등줄기엔 식은땀이 흐릅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요?
음악을 듣고, 동승자와 대화를 나누면서도 자연스럽게 차선을 바꾸고 목적지까지 도착합니다.
내가 언제 브레이크를 밟았는지, 언제 핸들을 꺾었는지조차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말이죠.
이것이 바로 전문가들이 말하는 습관의 완성, 즉 루틴의 경지입니다.
강형근 대표는 이 과정을 아주 명쾌한 용어로 설명합니다.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몸에 심는 단계(Consciously Embedded)가 필요합니다.
테니스를 배울 때 코치님이 “무릎 굽히세요”, "라켓 각도 세우세요"라고 잔소리하는 단계죠.
이때는 힘들고, 어색하고, 포기하고 싶어집니다. 대부분의 작심삼일이 바로 이 구간에서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 고비를 넘기고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무의식적으로 몸에 배는 단계(Unconsciously Embedded)에 도달합니다. 생각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반응하는 상태, 이것이 바로 루틴입니다.
강 대표가 매달 서점에 가서 트렌드를 읽고, 매주 일요일 저녁 다음 주 계획을 세우는 것은 그에게 더 이상 힘든 노동이 아닙니다. 마치 숨 쉬듯 자연스러운 일상일 뿐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이 고통스러운 '의식적 노력’의 단계를 넘어 '무의식적 루틴’의 세계로 진입할 수 있을까요? 장재열 대표는 그 비결을 환경 설정에서 찾습니다. 의지력이라는 불완전한 연료 대신, 환경이라는 든든한 레일을 까는 것입니다.
그는 퇴근 후 운동을 습관화하기 위해 기발한 방법을 씁니다.
아침에 출근할 때, 현관 입구에 잠옷과 바구니를 놓아두는 것입니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현관문을 열자마자 잠옷이 보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외출복을 벗어 바구니에 던져 넣고 잠옷으로 갈아입게 되죠.
아침 운동을 하고 싶다면? 잠들기 전 머리맡에 운동복을 개어두고 자는 것입니다.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것이 운동복이라면, 비몽사몽간에도 일단 주워 입게 됩니다. 운동복을 입은 상태에서 다시 침대로 기어들어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일단 입었으니 나가게 되는 것이죠.
이것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넛지(Nudge) 효과와도 같습니다.
거창한 결심보다 눈앞에 보이는 작은 장치 하나가 우리의 행동을 더 강력하게 통제합니다.
“하기 싫은 마음이 들 틈을 주지 마세요. 뇌가 '귀찮아’라고 속삭이기 전에 몸이 먼저 움직이게 환경을 세팅해 두는 겁니다.”
김도윤 작가의 말처럼, 루틴이 된 행동에는 감정이 개입할 틈이 없습니다. 김연아 선수가 스트레칭을 할 때 "무슨 생각을 하냐"는 질문에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라고 답했던 것처럼 말이죠.
당신이 만들고 싶은 습관은 무엇인가요? 독서인가요? 그렇다면 책을 책장에 꽂아두지 말고, 소파 위, 식탁 위, 화장실 선반 위, 당신의 동선마다 책을 흩뿌려 놓으세요. 스마트폰보다 책이 먼저 손에 잡히게 만드세요.
물을 많이 마시고 싶다면? 눈에 띄는 곳마다 텀블러를 두세요.
애쓰지 않아도 되는 상태, 그것이 우리가 목표로 해야 할 지점입니다.
매일 아침 "운동 갈까 말까"를 고민하며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세요.
그저 신발 끈이 묶인 운동화가 문 앞에 놓여 있으면 됩니다.
당신의 일상을 설계하세요. 의지는 믿을 것이 못 되지만, 환경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물길을 터주면 물은 흐르게 되어 있습니다. 당신의 하루에도 저절로 흐르는 성공의 물길을 내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