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슈퍼히어로 팀의 리더십, 영화의 운명을 가르다

리더는 아니지만 리더십에 관심이 많아서(4)

by 공감디렉터J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어벤져스'와 DC 확장 유니버스(DCEU)의 '저스티스 리그'는 슈퍼히어로 팀업 영화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하지만 두 영화는 흥행과 비평 면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였는데, 그 중심에는 영화 속 영웅들을 이끄는 리더십의 차이가 자리하고 있다.

'어벤져스'의 성공이 개성 강한 영웅들을 하나로 묶는 '섬기는 리더십'에 있었다면,

'저스티스 리그'는 리더십의 부재와 불협화음 속에서 관객들의 공감을 얻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어벤져스'의 심장, 캡틴 아메리카의 '섬기는 리더십'

'어벤져스'의 실질적인 리더는 단연 캡틴 아메리카(스티브 로저스)다. 그는 압도적인 힘이나 부를 자랑하지는 않지만, 확고한 도덕적 신념과 희생정신, 그리고 동료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팀을 이끈다.


"I can do this all day." (하루 종일이라도 할 수 있어)

: 이 대사는 캡틴 아메리카의 불굴의 의지를 상징한다.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그의 모습은 팀원들에게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된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인 끈기를 넘어, 정의를 향한 그의 신념이 얼마나 확고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Stark, you got the perimeter. Anything gets more than three blocks out, you turn it back or you turn it to ash" (스타크, 외곽을 맡아. 3블록 밖으로 나가는 건 막거나 재로 만들어버려.), "Thor, you gotta try and bottleneck that portal" (토르, 저 포털을 막아야 해.)

: 뉴욕 전투 장면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각 영웅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와 같이 명확하고 간결한 명령으로 전투를 효율적으로 지휘한다. 이는 그의 뛰어난 전략가적 면모와 현장 지휘 능력을 보여준다.


"Avengers, Assemble!" (어벤져스, 집합!)

: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절망적인 상황에 외치는 이 한마디는 흩어져 있던 영웅들을 하나로 모으는 강력한 구심점 역할을 한다. 이 짧은 구호는 캡틴 아메리카가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와 리더십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캡틴 아메리카의 리더십은 '섬기는 리더십(Servant Leadership)'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는 팀의 정점에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낸다. 또한, 스스로 가장 위험한 곳에 먼저 뛰어드는 희생적인 모습을 통해 동료들의 자발적인 헌신을 이끌어낸다. 이처럼 서로 다른 개성과 가치관을 가진 영웅들을 '팀'으로 기능하게 만든 그의 리더십은 '어벤져스' 시리즈의 성공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저스티스 리그'의 분열된 리더십 : 배트맨과 원더우먼

반면, '저스티스 리그'에서는 뚜렷한 리더를 찾기 어렵다.

팀 결성을 주도한 것은 배트맨(브루스 웨인)이지만, 그의 리더십은 시작부터 삐걱거린다.


배트맨의 강압적이고 회의적인 리더십

: 배트맨은 슈퍼맨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과 다가오는 위협에 대한 불안감으로 팀을 결성한다.

그는 "My superpower? I'm rich" (내 초능력이 뭐냐고? 난 부자야.) 라는 대사에서 알 수 있듯,

자신의 재력을 이용해 영웅들을 규합하려 하지만, 다른 영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는 한계를 보인다. 특히 아쿠아맨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강압적인 태도는 팀워크 형성에 걸림돌이 된다.


원더우먼의 공감과 통합의 리더십

: 원더우먼(다이애나 프린스)은 배트맨과는 다른 리더십을 보여준다.

그녀는 "We do this together" (우리는 함께 싸워야 해요.) 라는 말로 팀의 협력을 강조하며, 갈등을 중재하고 팀원들을 독려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부활 후 혼란스러워하는 슈퍼맨을 진정시키는 장면에서는 그녀의 공감 능력이 돋보인다. 하지만 영화 초반에는 인류에 대한 실망감으로 스스로를 세상과 단절시킨 채 살아왔기에, 적극적으로 리더의 자리에 나서지는 않는다.


리더십의 충돌과 부재

: '저스티스 리그'는 이처럼 두 리더의 스타일이 충돌하며 구심점을 잃는 모습을 보인다. 배트맨은 전략을 제시하지만 팀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원더우먼은 팀을 화합시키려 하지만 전면에 나서서 이끌지는 못한다. 결국, 압도적인 힘을 가진 슈퍼맨이 부활하여 위기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팀'으로서의 저스티스 리그의 활약과 리더십의 성장은 제대로 그려지지 못했다.

'어벤져스'의 경이로운 흥행 성공은 단순히 화려한 액션과 인기 캐릭터들의 집합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관객들은 개성 강한 영웅들이 캡틴 아메리카라는 리더 아래에서 갈등을 극복하고 하나의 팀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열광했다. 잘 구축된 리더십은 개별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하고, '팀 어벤져스'라는 브랜드에 대한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반면, '저스티스 리그'는 막대한 제작비와 DC 코믹스의 핵심 영웅들을 모두 등장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흥행 성적을 거두었다. 이는 영화가 개별 영웅들의 서사를 충분히 쌓지 못한 상태에서 성급하게 팀을 결성하고, 그 과정에서 설득력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관객들은 영웅들이 '왜' 함께 싸워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웠고, 이는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결론적으로, 슈퍼히어로 팀업 영화의 성공은 단순히 강력한 영웅들의 나열이 아니라, 그들을 하나의 목표 아래 뭉치게 하는 리더십의 힘에 달려있음을 '어벤져스'와 '저스티스 리그'의 사례는 명확하게 보여준다. 캡틴 아메리카의 '섬기는 리더십'이 만들어낸 유기적인 팀워크는 '어벤져스'를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만들었고, 리더십의 부재 속에서 표류했던 '저스티스 리그'는 값비싼 교훈을 얻게 되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마음의 결계를 복원하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