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 보이지 않는 음모 4부
강태준과의 대면이 끝난 후, 다니엘은 뉴런 제약이 제공한 게스트 스위트로 돌아왔다.
방 안의 공기는 여전히 쾌적했지만, 이제 그는 그 공기를 구성하는 모든 분자가 자신을 감시하고 조종하려는 적의 군대임을 알았다.
강태준의 광기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그는 자신의 범죄를 부인하기는커녕, 그것을 인류 진화의 위업이라 설파했다. 이 싸움은 법정에서 증거를 다투는 수준이 아니었다. 신념과 신념이 부딪히는 전쟁이었다.
그날 밤, 다니엘은 위장된 위성 통신 장비로 독일의 팀과 비상 회의를 열었다.
"그는 우리를 시험했고, 이제 우리를 자신의 체스판 위 말로 여기고 있어. 물리적 증거만으로는 부족해. 그의 '신념'을 뒷받침하는 범죄의 전체 지도, '마스터 프로토콜'이 필요해"
마스터 프로토콜은 뉴런 제약의 가장 깊숙한 서버, '아카식(Akashic)'에 보관되어 있었다. 아카식 서버는 물리적, 디지털적으로 완벽하게 격리되어 오직 강태준과 그의 충실한 그림자, 보안팀장 최진석만이 접근 가능했다. 최진석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길은 없었다.
작전은 두 개의 축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다니엘의 목표는 강태준의 시스템을 역으로 이용해 최진석을 오염시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건물 전체의 HVAC 시스템은 강태준의 AI가 통제했다. 외부 물질을 주입하거나 허가되지 않은 ELF 파동을 송출하는 순간, 시스템은 즉시 침입을 감지하고 방어 프로토콜을 작동시킬 터였다.
다니엘은 강태준이 자신을 위해 준비한 함정, 즉 '프로젝트 아테나' 쇼룸에서 역설적인 기회를 발견했다.
그곳은 다니엘에게 '경외감'을 주입하기 위해, 건물 전체 시스템과 분리된 국소 환경 제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강태준의 과시욕이 만들어낸 유일한 균열이었다.
다니엘은 자신의 팀에 새로운 미션을 부여했다.
"현재 시스템이 최진석에게 투여하는 '충성심 및 안정성 유지' 펩타이드(코드명: Steadfast-7)의 분자 구조를 분석해. 그리고 그 구조와 거의 동일하지만, 뇌의 편도체와 해마에 작용해 편집증적 사고와 기억 왜곡을 유발하는 새로운 펩타이드를 설계해. 일종의 '트로이 목마' 분자를 만드는 거야. 시스템이 'Steadfast-7'으로 인식하고 받아들이게"
몇 시간 후, 독일 팀은 'P-1138'이라는 코드명의 분자 설계도를 보내왔다.
이제 문제는 P-1138을 어떻게 아테나 쇼룸에 주입하고, 최진석을 그곳으로 유인하는가였다.
같은 시각, 혜인은 더 이상 슬픔에 잠긴 미망인이 아니었다. 그녀는 차가운 전략가가 되어 있었다.
그녀는 남편의 기록과 자신의 추적을 통해 강태준에게 배신당하거나 해고된 전직 직원들의 목록을 만들었다. 그녀의 목표는 단 한 명, 뉴런 제약의 내부망에 원한과 지식을 동시에 품고 있는 인물이었다.
마침내 그녀는 한 사람을 찾아냈다. 2년 전, 과도한 보안 프로토콜에 이의를 제기하다 강제로 해고된 전(前) IT 보안팀 차장, 이정훈. 그는 뉴런 제약의 시스템에 대해 깊이 알고 있었고, 강태준에 대한 끓어오르는 증오심을 품고 있었다. 혜인은 그에게 접근했다. 처음에는 경계하던 이정훈도, 혜인이 내민 민준의 죽음에 대한 증거와 강태준의 비인간적인 통제 방식에 대한 정보를 듣고는 결국 협력을 결심했다.
혜인의 계획은 간단했다.
"최진석을 움직일 미끼가 필요해요. 그가 강태준에게 보고하지 않고, 혼자서 비밀리에 움직일 수밖에 없는 미끼"
다니엘과 혜인의 계획이 하나의 지점에서 만났다.
다니엘은 독일 대사관을 통해 '기술 실사에 필요한 추가 분석 장비'라는 명목으로 외교행낭에 숨겨진 P-1138 압축 가스 카트리지를 반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남은 것은 최진석을 아테나 쇼룸으로 불러들이는 것이었다.
혜인은 이정훈을 통해 뉴런 제약의 익명 내부 고발 시스템으로 한 통의 메시지를 발송했다.
수신인은 오직 최진석.
'보안팀장에게. 바이오로고스 파견팀 내부에 또 다른 스파이가 존재함. 그는 다니엘 김의 감시를 피해 '아테나' 쇼룸의 광섬유 케이블에 물리적 도청 장치를 설치했음. 금일 23:00, 시스템 정기 점검 시간을 틈타 회수할 예정. 이사님께 보고되는 순간, 당신의 무능이 드러날 것'
최진석 같은 편집증적 충성심을 가진 인물에게 '무능'이라는 낙인과 '비밀'이라는 미끼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그는 강태준에게 보고하지 않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위협 요소를 제거하여 충성심을 증명하려 할 것이 분명했다.
작전 당일 밤 22시 50분.
다니엘은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아테나 쇼룸의 환경 시스템 정밀 진단'을 사유로 해당 구역의 제어권을 임시로 확보했다. 그는 제어 패널을 열고 P-1138 카트리지를 국소 순환장치에 연결했다. 그리고 ELF 송출기를 'Steadfast-7' 활성 주파수와 거의 동일하지만 P-1138에만 반응하는 미세하게 변조된 주파수로 설정했다.
모든 로그에는 정상적인 '시스템 진단'으로만 기록되었다.
23시 정각. 최진석이 어둠 속에서 홀로 아테나 쇼룸에 들어섰다. 그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광섬유 케이블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가 쇼룸의 공기를 들이마시는 순간, 그의 운명은 결정되었다.
다니엘이 설정한 극저주파 파동이 P-1138 분자를 정확히 활성화시켰다.
최진석의 뇌 속에서, 충성심을 관장하던 신경전달물질이 교활한 배신자로 돌변하기 시작했다.
그는 갑자기 등 뒤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소스라치게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확신했다. 동료들이, 아니, 강태준마저 자신을 의심하고 감시하고 있다고.
편집증의 씨앗은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공간에서, 가장 신뢰했던 시스템에 의해 그의 정신에 깊이 뿌리내렸다.
"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