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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월의 솔 Oct 15. 2021

엇갈린 관계

서른아홉 번째 순간

계절에 관한 일본어 중에 '하루이치방(春一番)'이라는 말이 있다. 겨울이 끝날 무렵에 최초로 부는 강한 남풍을 가리키는 말이다. 하루이치방은  겨울의 종식과 봄의 도래를 의미한다. 어떤 관계가  이상 예전 같을  없다는  직감적으로  때가 있다. 관계에도 하루이치방이 불어오기 때문이다. 이런 바람은 예고 없이 찾아오긴 하지만 느닷없는 것은 아니어서, 일단   일기 시작하면 다음은 속수무책이다. 방향을 바꾼 바람이 거세게 어오면 계절은 변하고 관계는 휘청인다. 계절은 다시 돌아온다는 점에서 얼마간 희망적이지만, 관계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절망에 조금  가깝다.


함께한 계절을 뒤로하고, 서로 다른 계절을 향해 나아간다. 관계는 그렇게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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