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번째 순간
갑작스러운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은 상실을 경험한 계절 속에 갇혀 산다. 그들이 속한 우주의 시간은 세상과 다른 속도로 흐른다. 바깥의 계절은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를 찾지만, 순환이 없는 그들의 계절은 언제나 제자리다. 휘어진 우주의 시공간을 쉽게 되돌릴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말한다. 그들의 계절이 세상과 달라 잘못이라고, 어서 세상의 속도에 맞추어 돌아오라고. 그 무심한 관심 때문에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은 두 번 상처받는다. 어떻게 해야만 지금의 상실을 빨리 극복할 수 있을까 묻는 친구에게 나는 말했다. 극복하려 하지 말라고, 마음껏 슬퍼하라고, 상실을 아파할 때를 놓치면 더 큰 마음의 병을 얻는다고. 그러니 우리는 그저 상실의 계절을 살아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