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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주 Jun 09. 2020

"삼성전자는 괜챦을까요?"

베스트셀러 <부자들의 습관 버티는 기술> 

삼성전자는 괜챦을까요?”

코로나 충격에서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팍, 팍 던질 때,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은 그들이 던지는 물량들을 막, 막 받았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었다. 그 무렵 “삼성전자, 지금 사도 괜챦을까요?” 라는 질문도 참 많이 받았다. 첫 이야기는 그 질문에 답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원래 삼성전자는 1주당 265만 원이었으나 1/50로 액면분할하여 2018년 5월 4일, 1주당 53,000원으로 재상장되었다. 그런데 8개월 후 삼성전자는 36.850원까지 추락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가 1년도 되지 않아 30% 이상 폭락한 것이다. 그때부터 1년 뒤, 다시 삼성전자는 62,800원까지 올랐다. 바닥에서부터 70% 급등했으니 ‘대박’이었다.

그렇다면 지난 2년 동안의 삼성전자 주가가 30% 폭락 후 70% 급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2018년 재상장 이후의 폭락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등 삼성그룹 경영과 관련된 악재들이 돌출된 영향이 컸다고 말한다. 또한 2019년의 폭등은 반도체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폭락과 폭등에 큰 영향을 끼친 또다른 요인이 있다. 

1주당 265만 원을 호가하던 ‘황제주’ 삼성전자가 53,000원으로 액면분할되면서 하루아침에 ‘서민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황제주였을 때, 삼성전자에 투자할 수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관, 즉 ‘큰 손’들이었고 그나마 개인들은 돈많은 부자들이었다. 10주만 투자해도 거금 2,650만 원이 필요했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당연히 거래량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53,000원으로 재상장된 직후 거래량은 폭등했다. 아무나 살 수 없었던 황제주 삼성전자가 누구나 살 수 있는 서민주 삼성전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거래량이 너무 많거나 적으면 주가 변동성은 커진다. 삼성전자는 전자의 경우다. 주가는 투자자들의 심리에 많은 영향을 받는데, 투자자들이 50배나 늘었다는 것은 심리적인 변동성도 그만큼 증가했다는 것을 뜻한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삼성전자가 재상장 이후부터 30% 이상 폭락했을 때 삼성전자의 기존 투자자들, 즉 1주당 265만 원짜리 삼성전자를 보유하고 있었던 부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추락하는 삼성전자에 실망하여 팔았을까? 

아니다. 대부분의 부자들은 팔지 않았다. 정작 허리를 다친 사람들은 액면분할 이후 서민주로 전락했을 때 뛰어 들었던 ‘개미’들이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자본주의는 돈많은 사람들이 이긴다.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폭락 이후 70%까지 ‘대박’을 쳤을 때는 누가 돈을 벌었을까? 

첫째는 외국인이다. 어느날부터 외국인은 급락한 삼성전자를 슬금슬금 사 모았다. 두 번째는 삼성전자가 폭락을 거듭할 때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부자들이었다. 그러나 개미투자자 가운데 제대로 돈 번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부자들은 돈이 많아서 버틸 수 있었을까? 

아니다. 버틸 수 있었기에 부자가 되었고 그것이 습관이 되면서 기다릴 수 있었다. 그들의 버티는 능력은 단지 돈 때문만은 아니었다. 나는 그것을 ‘버티는 기술’이라고 부른다.


강남 집값도 마찬가지다. 

강남 집값은 지방과 수도권은 물론 비강남권 집값과도 분리해야 한다고 오래 전부터 말했다. 어지간한 이슈에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 이유는 딱 한가지, ‘비싸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렇게 비싼 강남 아파트를 대출 1원도 없이 살 수 있는 부자들이다. 보유세가 오르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은 아니다. 

가끔씩 대출과 보유세에 쫒기는 사람들이 급매로 던지는 매물 때문에 몇 억이 빠졌다는 뉴스가 나오지만 부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애초부터 강남에 살 수 없었던 사람들이 ‘쫒겨’ 나간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강남 아파트를 1원도 대출없이 구입하는 사람들이 70%에 달한다. 대신 그들은 그들만의 ‘냄새’를 즐기는 것에 만족한다. 영화 ‘기생충’은 자본주의의 적나라한 현실을 리얼하게 표현했다. 비평가들이 아카데미 3관왕을 떠안긴 이유였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을까? 실제로 필자의 고객 가운데 강남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도 처음부터 부자는 아니었다. 버티는 기술이 몸에 배이면서 부자가 된 사람들이다. 


“삼성전자가 괜챦을까요?” 이제 이 질문에 답을 해보자.     

우리에게 삼성전자는 정말 대단한 기업이다. 한국경제는 삼성전자가 좌우한다.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율은 30%를 넘나든다. 2020년 1월에는 30%를 넘었다가 다시 주저앉았지만 머지않아 다시 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시야를 넓히면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만들어 납품하는 글로벌 ‘하청기업’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글로벌 원청기업들은 누구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애플이나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다. 나는 이들을 ‘글로벌 대량 발주처 기업’이라고 부른다. 

하청기업의 운명은 원청기업이 결정한다. 그것은 자본주의의 원칙이다. 그런 현상을 ‘글로벌 공급체인’이라고 말하지만 더 정확하게는 ‘글로벌 먹이사슬’이다. 따라서 삼성전자를 불안하게 생각한다면 삼성전자 보다 원청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예컨대 미국의 하청국가인 한국은 미국이 기침을 하면 독감에 걸린다. 그러나 한국이 독감에 걸린다고 미국이 아파서 들어눕는 일은 없다. 

중국도 5G 네트워크를 앞세워 한국을 원청국가로 전락시키고 있다. 새로운 경제의 주인공은 데이터 산업이며 촘촘히 연결되는 네트워크는 4차 산업의 동맥이다. 중국은 화웨이를 앞세워 세계에서 가장 빨리, 그리고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많은 국가에 ‘메이드인 차이나(Made in China)’의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지금 당장 불안하다는 뜻은 아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경제는 한발 앞선 기술성장을 통해 세계 각국의 핵심소재 부품을 공급하면서 ‘글로벌 공급체인’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국가이다. 그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는 세계 최강이다. 

그러나 중국이 맹렬히 쫒아온다. 기술차이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거니와 수요보다 공급이 넘치면 가격은 떨어진다. 삼성전자가 135조 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투자하여 2020년 현재 시스템 반도체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미국의 인텔을 따라 잡으려는 이유다. 그렇다고 인텔이 호락호락할까? 먹지 않으면 먹힌다. ‘글로벌 공급체인’을 ‘글로벌 먹이사슬’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다행히 4차산업의 숨가쁜 성장으로 인해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포함한 총 반도체의 절대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서로 윈윈(Win-Win)있다는 점은 삼성전자에게도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10년 뒤엔 정말 모른다. 한국경제, 그리고 삼성전자는 원청이 아닌 하청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불확실성은 국가와 기업, 개인 모두에게 위기임과 동시에 기회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경제는 4차산업의 주도력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투자시장의 변동성도 당연히 커질 것이다. 그렇다면 피할 수 없는 변화, 또한 불확실성이라면 위기보다 기회로 생각하고 제대로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기회를 포착하고 잘 버티면 부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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