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에 투자하려면 미국중심의 글로벌ETF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왜 미국인가? 앞으로도 미국일까? 다음의 세가지 이유 때문에 여전히 미국이다.
첫째는 인구측면이다.
일반적으로 한 국가가 자력으로 경제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구는 1억 명이라고 한다. 그 절반 정도에 불과한 한국이 수출에 주력해야하는 현실적인 이유이며 인구 3억 명이 넘는 미국이 수출보다 내수(소비)가 경제를 주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인구가 늘어나는 국가는 계속 성장하겠지만 인구가 줄어드는 국가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거의 모든 나라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는 물론 고령화로 인한 소비감소에 시달린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강력한 이민자들로 인해 인구측면에서 매우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2023년 현재 미국 인구에서 이민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15%, 5,100만 명인데 이것은 한국 전체 인구와 맞먹는다. 2021년 기준으로 1.66명에 불과한 미국의 합계 출산율을 이민자들이 보완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민이 없을 때 현재 인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출산율은 2.1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은 인구측면에서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는 기술이다.
반도체를 비롯한 원천기술의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이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그같은 원천기술을 사용하는 대신 상당한 사용료(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 인공지능 챗GPT 등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원천기술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대부분의 원천기술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핵심 장비 및 설계 분야에서도 미국은 세계 1위의 원천기술 보유국이다. 그것이 중국을 강하게 밀어부칠 수 있는 현실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앞에서 살펴본 인구측면에서의 강점국가들을 기술측면과 결합시켜 보자. 단연코 미국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자본주의 성장의 역설, ‘다 같이 잘 살기 원하면 다 같이 망한다.’는 진실 때문이다. 이것은 자본주의 성장의 핵심 동기가 자유경쟁으로 포장된 사람들의 탐욕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공동부유 정책의 실패에서도 이해할 수 있지만 탐욕을 억누르는 국가일수록 성장은 지체된다. 최근 유럽의 성장이 미국에 크게 못미치는 원인 가운데 하나도 유럽은 모두가 행복한 보편적인 복지를 꿈꾼다는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자본주의의 민낯,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결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자본주의의 양대축이었던 미국과 유럽의 경제적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면서 지난 2012년 GDP(국내총생산) 기준으로 미국이 유럽을 추월하기에 이르렀고 지난 2022년에는 그 격차가 무려 8조 8000억 달러(약 1경 1500조 원)까지 벌어졌다.
심지어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ECIPE)에 따르면 2021년 1인당 GDP 기준으로 EU의 1인당 평균 GDP는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49위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그나마 EU 국가 가운데 경제력이 앞선다는 독일과 프랑스 조차 각각 39위, 49위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최대 주인 캘리포니아의 GDP는 영국보다 많고 텍사스와 뉴욕주를 합친 3개 주의 GDP는 유럽 최대 국가인 독일을 능가한다. 또한 이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2035년에는 미국과 EU의 1인당 GDP 격차가 지금의 일본(약 4만 달러)과 에콰도르(약 6천 달러) 만큼 벌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 놓았다.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할 때,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여전히 미국은 기회의 땅이다. 물론 영원한 제국은 없다. 미국 역시 언젠가는 현재의 패권에서 물러날 것이다. 달러가 휴지된다는 예언도 있고 비트코인이 미국의 달러패권을 훨씬 빨리 붕괴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한 미국 역시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과 백인, 부자와 서민들의 양극화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그러나 돈을 불리는 것과 돈을 쓰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
또한 지금 우리는 수 십년, 수 백년 뒤의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이 미국이다.
따라서 우리가 자본주의의 평균적인 성장을 따라가는 ETF에 투자하려면 전 세계 자본주의에서 40%의 지분을 가진 절대적 국가인 미국 중심의 글로벌ETF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