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사람은
자주 이런 말을 한다.
“머리로는 아는데.”
“이번엔 다르게 해야 하는데.”
“왜 또 이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어.”
이 말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다짐은 있었고,
의도도 있었고,
이전의 결과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선택은
또 같았다.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알면 달라질 것 같은데,
겪었으면 바뀔 것 같은데,
왜 사람은
같은 자리로 돌아오는 걸까.
많은 사람은
이 반복을
의지의 문제로 생각한다.
“내가 약해서.”
“결단력이 없어서.”
“의지가 부족해서.”
그래서
자기를 더 몰아붙인다.
하지만 반복은
대개 결심이 약해서 생기지 않는다.
반복은
결심보다 먼저 반응하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생긴다.
사람의 선택은
생각에서 시작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태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비슷한 감정,
비슷한 긴장,
비슷한 공기.
그 상태가 오면
몸은 이미
익숙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때 생각은
선택을 만드는 게 아니라
선택을 설명한다.
이미 움직인 뒤에
이유를 붙인다.
그래서 사람은
선택의 순간보다
그 직전의 상태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는 말은
핑계가 아니라 사실에 가깝다.
사람은
과거의 사건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과거에 만들어진
반응 방식을 반복한다.
처음에는
그 방식이
살아남는 데 필요했다.
참아야 했고,
피해야 했고,
맞춰야 했고,
버텨야 했던 순간들.
그때의 선택은
최선이었다.
문제는
그 방식이
변화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는 점이다.
상황은 바뀌었는데
반응은 그대로다.
그래서
지금의 나에게는
불필요한 선택이
계속 실행된다.
사람이
같은 관계를 반복하고,
같은 유형의 사람에게 끌리고,
같은 결말로 향하는 이유는
취향이 아니라
익숙함 때문이다.
익숙함은
안전으로 느껴진다.
아프더라도,
불편하더라도,
예측 가능하면
몸은 그쪽을 택한다.
그래서 사람은
덜 아픈 선택보다
이미 아는 아픔을 고른다.
이 반복을 끊으려면
보통 이렇게 말한다.
“다음엔 꼭 다르게 해야지.”
그런데
이 말은
자주 실패한다.
선택을 바꾸려면
의지가 아니라
상태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
조금 덜 긴 상태,
조금 덜 몰린 상태,
조금 숨이 돌아오는 상태.
그 상태에서만
다른 선택이
처음으로 가능해진다.
그래서 변화는
결심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조건으로 시작된다.
사람이
반복에서 빠져나오는 순간은
대단한 깨달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처음으로
자기 상태를
있는 그대로 보게 되었을 때다.
“아, 내가 이래서
항상 이 선택을 했구나.”
이 한 줄의 인식이
수많은 결심보다
더 큰 변화를 만든다.
당신이
같은 선택을 반복하고 있다면
먼저 묻고 싶은 건 이것이다.
“나는 지금
어떤 상태에 익숙해져 있을까.”
다음 화에서는
사람이 왜
자기 상태를 보지 못한 채
계속 앞으로만 가려고 하는지,
그리고 그 속도가
왜 자주 무너짐으로 이어지는지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