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지 않은 하루의 장면들

흘러가는 대로 받아들이는 하루

by Solana

하루를 돌아보면 대부분은 특별하지 않다.
기억에 남을 만큼 큰 사건도 없고,

누군가에게 꼭 전해야 할 이야기도 없다.
그저 정해진 시간에 일을 하고,

익숙한 풍경을 지나 집으로 돌아오는 날들이다.
예전에는 그런 하루들을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냈다.


하지만 서비스 업무를 하며 보내는 하루는
겉보기와 다르게 꽤 많은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짧은 인사, 스쳐 가는 눈빛, 잠깐의 침묵 같은 것들이
하루의 사이사이에 조용히 쌓여 있었다.


어떤 날은 유난히 무심한 말 한마디가 오래 남고,
어떤 날은 별것 아닌 친절이

하루를 버티게 해주기도 한다.
그 순간들은 지나갈 때는 대수롭지 않지만,
집에 돌아와 가만히 떠올리면
그날의 기분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해 주는 장면이 된다.


특별하지 않은 하루에는

특별하지 않은 선택들이 반복된다.
웃으며 넘길지, 조금 더 신경 쓸지,
아무 말 하지 않고 지나갈지 같은 사소한 선택들.
그 선택들이 모여 나의 하루를 만들고,
나라는 사람의 태도를 조금씩 결정해 간다.


예전에는 ‘아무 일도 없는 날’을

실패한 하루처럼 느꼈다.
뭘 해낸 것도, 남길 만한 이야기도 없는 날 같아서
괜히 스스로에게 인색해지곤 했다.
하지만 요즘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건
큰 문제 없이 하루를 건너왔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크게 웃지도, 크게 상처받지도 않았지만
그만큼 무사히 지나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 사실만으로도 하루는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특별하지 않은 하루의 장면들은
기록하지 않으면 쉽게 사라진다.
그래서 나는 요즘, 그날의 감정이

완전히 흩어지기 전에
작은 장면 하나를 마음에 붙잡아 둔다.
완벽한 문장이 아니어도,

대단한 이야기가 아니어도 괜찮다.


그렇게 남긴 장면들은
나중에 돌아봤을 때
“그래도 잘 지나왔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특별하지 않았지만,

분명히 살아냈던 하루라는 증거처럼.


오늘도 아마 비슷한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크게 기억날 일은 없지만,
그 안에도 분명 마음이 움직인 순간은 있었을 것이다.
이 글이 그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특별하지 않은 하루도,

충분히 기록할 가치가 있다는 걸
조용히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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