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과 효율성의 반비례가 주는 비극적 행복
우연한 실수로 경주마 기수에게는 불필요한 '감정 학습'이 가능해져 버려, 경마 도중 감정적으로 행동해 기수로서의 효율성을 잃고 낙마한 로봇 기수가 폐기를 기다리던 중 그 로봇의 '남다름'을 알아본 소녀 연재를 통해 구조되고, 그 가족 및 주변인들이 크고 작은 도움을 통해 안락사를 앞둔 경주마의 삶을 며칠 더 유예하기 위해 힘을 합치는 이야기이다.
무려 제 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받은 SF 소설이지만, 키오스크나 서빙 로봇이 익숙해진 일상에서 소설속 SF요소는 근 5년 이내에 현실화 될 것만 같은 수준으로 이질감이 없다.
인간의 삶을 편안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로봇과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의 발달은
동시에 인간인 너도 기술의 발달에 뒤쳐지지 말고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살라며 채찍질한다.
너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세상 속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단 한번 삐끗했다가는 낙오되버리고,
평범의 경계 밖에 있던 사람들은 더욱 고립된 채 거거기 서 아래로 낙오되지 않기 위해 닳아빠진 연골로 뛰는 경주마처럼 살아간다.
효율성의 방향은 위아래로, 감정은 좌우로 흐른다.
위만 보고 달리면 위로는 올라가겠지만 목적지에 도달한 후 좌우를 둘러보았을 때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작가는 로봇의 상용화로 직장을 잃는 사람들, 장애인같은 소외계층, 인간보다 아래에 있다고 여겨지는 동물이나 로봇과 같은 익숙한 이슈들을 통해 '그래서 우리는 왜 그렇게까지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결국은 좌우를 돌아볼 수 있도록 '우리는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살아있는 시간은 흐르기 마련이고 어떤 순간은 빠르게 혹은 느리게 흐른다.
어떤 이들은 과거의 그리운 어떤 순간에 멈춰 있기도 한다.
이것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다.
현재에서 행복은 지극히 인간적인 따뜻하고 뜨거운것에 비롯된다.
나에게는 어떤 것이 행복을 주는지 잘 탐색해보아야 한다.
설령 그것이 남들이 보기에 가치없고 바보같이 보일지라도
나에게 행복이라면 주저없이 그 순간을 천천히 누리며 삶의 원동력으로 삼아 고통스러운 삶의 하루하루를 버텨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