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기
단어들은 돌멩이
물결과 물결과 물결로
돌과 돌 사이를 이으며
단단한 징검다리를 건넌다
이따금 일부러 발을 헛디딘다
발목에 닿는 물살이
세고
차고
간지럽다
돌에 집을 튼 이끼는
카피바라 털처럼 살랑
살랑
물밖에선
보이지
않던
물고기들
손가락 사이 공간을
내주면
고기들 머물다
떠나기도
지나치기도
노랗게 셌던 물풀은
초록으로 길어지고
노란 꽃은 붉은 입술 내밀고
징글징글 자랐다가
허무히도 사라지는
오늘은 마실까
내일은 마실까
물결을 바라보며
목을 축이고픈 마음
양껏 축이지 못해
늘상 다시 돌아오는 곳
단어들의 징검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