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하마

by 이솔지

하마는 가죽이 회색

차마는 가죽이 파랑

둘 다 진흙 위에 누웠다가

검은 배를 하늘로 향하지

배에 붙은 소라 보여?

보여

목소리를 잃어가도

소라를 치며 얘기할 수 있어

우리

소라는

소리를 잡아먹는 괴물이었대

그랬구나

소라가 붙어서 소리가 죽었어

모든 소리를 뺏겼어

그게 꼭 나쁘지만은 않아

네가 똥 싸는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어

그게 뭐야

하마야

노래하던 하마야

넌 노래를 잃고 누웠다면서

차마

노래가 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떠올려 보지

그런 게 있을까

구름엔 뭐가 자라지

떡볶이

그건 먹을 것

나무

땅에 뿌리내린 것

개구리 뒷다리

그것도 먹을 거야?

엉덩이에 구멍난 청바지의 실밥

하마의 허름한 마음이구나

마음은

허름해야

모름지기 진짜야

차마

호루라기를 부는 마을

하마가 살던 숲의

강 건너

소라를 깎아

노래를 주워오는 사람들

호루라기 마다마다엔

죽은 소라의 숨구멍이

박제돼 있어

노래

그건

오랜 사랑의

흔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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