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 / 김선영 /좋은 습관연구소
책은 냄새입니다.
모든 책은 태생적으로 나무의 냄새를 지니고 있지요.
갓 구운 빵이나 금방 볶은 커피가 그렇듯이
막 인쇄된 책은 특유의 신선한 냄새로 당신을 유혹합니다.
좀 오래된 책이라면 숙성된 와인의 향기가 나지요.
포도알 같은 글자들이 발효되면서 내는 시간의 맛입니다.
책은 소리입니다.
책과 책 사이를 자박이며 걷는 조용한 발소리,
사락사락 책장을 넘기는 소리,
그리고 연필이 종이의 살을 스치는 소리,
그 소리는 사과 깎는 소리를 닮았습니다.
당신은 사과 한 알을 천천히 베어 먹듯이
과즙과 육질을 음미하며 한 권의 책을 맛있게 먹습니다.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 / 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 / 허은실
학창 시절, 시험기간이 되면 이상하게도 읽고 싶은 책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막상 시험이 끝나면 그 열망도 금세 사그라들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요즘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커졌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난 3~4개월 동안 무위도식하다가 이제 일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간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오면 이내 깊은 잠에 빠지기 일쑤다.
시험이 끝나면 마음껏 책을 읽겠다고 다짐했던 것처럼 바쁜 일상에 쫓겨 글을 쓰지 못하는 지금이 오히려 글쓰기에 대한 갈망을 더 깊게 만든다.
쓰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지만 몸은 따라주지 않아 아쉬울 때가 많다.
좋은 책이냐 나쁜 책이냐는 어쩌면 내용 자체보다 얼마나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했느냐 그렇지 않냐에 달려있는지도 모른다.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 p.139
최근 독서 모임에서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 를 읽었다.
모임을 이끄는 선배님은 여러 권의 책을 공저로 쓰셨고 작년에 난임에 관한 에세이를 출간한 어엿한 작가님이다.
마침 글쓰기에 대한 갈망이 솟아나는 시점이라 글쓰기 책을 읽기에 딱 좋은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30인의 글쓰기 대가들이 남긴 명문장을 소개하며 저자가 자신의 일상에서 발견한 의미를 글쓰기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비슷한 류의 책을 여러 권 읽어봤지만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는 글쓰기 전문가들만이 읽었을 법한 어려운 책이 아니라 일반 독자들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하고 있어 더 편안하게 다가왔다.
책을 읽다 보면 필사와 글쓰기는 뒷전이 되고 저자가 소개하는 책들을 먼저 궁금해진다.
하지만 챕터마다 등장하는 작가의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만의 답을 찾는 과정에서 깊이 사유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내 이야기를 글로 남기고 싶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좋은 책을 만나는 설렘과 함께 필사와 글쓰기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책이다.
목욕할 때 생겨나는 비누 거품과 땀과 때, 그리고 기름기가 있는 물을 보면 너는 역겨워하지만, 인생의 모든 부분과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그런 것들이다.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 / 명상록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책에는 다양한 질문들이 담겨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마르쿠스처럼 인생을 표현하는 나의 세 가지는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마르쿠스가 인생을 비누거품, 땀과 때, 그리고 기름기가 있는 물로 비유했다면 나는 독서와 산책 그리고 욕망이라고 답하고 싶다.
책은 내가 경험한 것과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 되어 세상을 더 넓은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산책하며 책을 음미하는 시간은 내 발걸음을 한층 더 가볍게 만든다.
산책은 목적지보다 그 자체가 중요한 여정이다.
지나가는 풍경과 만나는 사람들, 때로는 길을 잃고 새로운 풍경을 발견하는 순간들이 삶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준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욕망은 때로 덧없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결국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내게 인생이란 책처럼 배우고, 산책하듯 걸으며, 욕망을 다스리는 과정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살다 보면 그 속에서 조금씩 나를 이해하게 되고 결국은 더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지진은 샘물을 드러낸다
프리드리히 니체
선배님이 공유한 영상에서 온유 작가가 소개한 니체의 문장이 유독 마음에 와닿았다.
그리고 자연스레 작년에 다녔던 직장이 떠올랐다.
그곳에서의 힘든 일과 복잡한 인간관계는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고 그곳을 떠날 때는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었다.
마치 지진이 지나고 나서야 샘물이 드러나듯 그 속에서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나온 어려운 시간은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음을 깨달았다.
새로운 직장에서는 최악의 경험을 견뎌냈다는 사실이 나를 더욱 자신감 있게 만들어 주었다.
잘 쓰려면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 기본인데 두 가지 모두를 충족하는 행위가 필사다.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 p.13
자신감을 얻는 과정은 때로는 어려움을 통해 이루어진다.
글쓰기 역시 마찬가지다.
잘 쓰려면 많이 읽고 많이 써봐야 한다.
새온독에서는 '거지같이 시작하자'라는 모토가 있다.
처음에는 부족해도 꾸준히 하다 보면 점차 나아진다.
필사로 통해 좋은 문장을 몸에 익히고 그 안에서 글쓰기의 기쁨을 발견할 수 있다.
글태기를 겪고 있다면 글쓰기의 문을 열어주는 책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