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비일상의 조화, 그 감사함에 대하여

by 솔솔솔파파

요즘 나는 두 가지를 매일 실천해 보려 한다.

이름 붙이자면, 하나는 일상 속 ‘미루고 있던 일 하나 하기’, 또 하나는 *‘일상에서 벗어난 일 하나 하기’*다.


예를 들어 마당 잡초 뽑기, 공기청정기 청소, 옷장 정리 같은 일들.
딱히 시간은 많이 안 걸리지만, 중요하지 않다고 미루다 보면 나중에 낭패를 보는 일들이 있다.

그래서 요즘은 이런 일들을 하루에 하나씩 꾸준히 한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하면,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 꽤 많은 걸 해낸 나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감각이 무뎌지는 걸 느낀다.
그래서 작지만 낯선 일 하나를 해보기로 했다.
가장 좋은 것은 여행이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작게라도.

큰 소리로 노래 부르기,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추기, 미술관 가보기, 낯선 곳에 가보기…
이 작은 ‘비일상’들은 나에게 새로운 감각을 깨우고, 위로를 건넨다.

마치 커피잔 옆에 놓인 조그만 초콜릿처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달콤함이다.


어제의 비일상은 아내와 브런치를 먹으러 간 일이었다.
정말 몇 년 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시간.
가기 전에는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아내가 하자는 대로 하면 대부분 좋았기에 따라 나섰다.


나는 일상을 지키려는 안정주의자,
아내는 일상을 탈출하려는 탐험주의자다.

안정주의자의 눈엔 탐험주의자가 무모하게 보일 수도 있고,
탐험주의자의 눈엔 안정주의자가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서로의 세계를 존중하며, 때로는 다투고, 때로는 이해하고,
때로는 사과하며, 그렇게 맞춰간다.


원래는 브런치 카페에서 나는 글을 쓰고 아내는 그림을 그릴 예정이었는데,
결국 대부분의 시간을 대화로 채웠다.


그런데 그 대화가 내게 깊은 영감을 주었고,

나는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나는 아내가 내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고개를 끄덕여 줄 때,
아이처럼 신이 난다.


“자유롭다는 건 참 좋다.
하지만 나는 피아노 건반이 무한하다면 그렇게 좋은 악기가 될 수 없고,
그저 자유롭고 호탕하게만 건반을 두드린다면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 천쉐, 『오직 쓰기 위하여』중에서


일상의 반복은 때로 지루하지만,


그 속에서 나를 절제라는 이름으로 훈련시키고,
그 훈련 속에서 나는 비일상의 자유를 더 깊이 감사하게 된다.


절제된 일상이 있기에,
아름다운 비일상이 있는 것은 아닐까.


오늘도 자유롭고 아름다운 비일상에 감사하며 일상을 살아낸다.


참, 감사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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