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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기 초보 Jul 15. 2022

<온다> 리뷰

강력한 에너지가 있으나 산만한 구성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작품답게 강렬하다. 쉴틈없이 현란한 화면이 몰아친다. 이런 현란함은 이 감독의 특징이자 이제는 감독에게 바라는 요소다. 현란함을 당연히 바라는 관객의 요구에 충분히 부응하는 현란함을 영화가 자랑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공포를 그리는 영화에게 개연성을 바라는 것은 모순일 것이다. 도대체 '그것'이 뭔지 역사적인 배경과 원인을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다. 이 영화에게 '그것'과 관련한 개연성은 필요도 없고 바래서도 안 된다. 영화에사 '그것'이 뭔지 설명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고 할 필요도 없다. '그것'에 대한 설명 대신 영화가 전개하는 것은 각 챕터의 주인공들이 가진 두려움이나 단점이다. 거짓과 허식, 어머니와 같은 여자가 될 것 같은 두려움, 과거 아이를 버린 죄책감이 각 챕터의 주인공들에게 존재한다. 각 인물이 가진 두려움과 죄는 영화 속에서 '그것'이 된다. 그리고 영화 전체를 감싸는 것은 버림 받을 것을 두려워하는 치사, 어린아이들 그리고 어른들 모두의 두려움이다. 영화는 그 두려움을 원인 없는 '그것'처럼 그린다. 영화에서 '그것'은 대놓고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초반에 산이나 고향 마을이 등장하지만 영화 속 대부분의 장면은 평범한 아파트에서 이루어진다. '그것'이 나타나는 곳, '그것'이 파고드는 것은 특별한 곳도, 특별한 것도 아니다. 그냥 일상적인 장소, 일상적인 사람들. 단지 그런 일상이 가진 어두운 측면을 파고든다. 영화는 희망적이다. 치사의 마지막은 영화가 일상은 어두워도 그 일상에서 희망을 찾자고 말하는 것 같다. 치사의 꿈과 편의점에서 사는 맥주 캔, 담배를 필수 있는 일상에서 그나마 웃을 수 있으니. 영화 자체는 매력이 넘친다. 감독 특유의 과잉은 그 것을 바라고 봤을 관객에게 흥미요소다. 하지만 영화는 지루하게 느껴진다. 그 원인은 세 인물의 원활하지 않은 바톤 터치도 한 원인이다. 히데키에서 카나 정도의 전환은 자연스럽다. 둘은 처음부터 극의 중심에 있었고 퇴장할 때까지 극을 이끈다. 하지만 카즈히로로의 이동은 부자연스럽다. 극의 중반부가 넘어간 카즈히로는 보조적인 캐릭터처럼 등장한다. 오카다 준이치가 다른 배우보다 이름이 먼저 등장하기는 해도 극만 보면 느린 등장이다. 등장해도 별다른 설명이 없다. 그러다가 카즈히로가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는 마지막 부분에서 그 인물에 대한 설명이 쏟아진다. 인물에 대한 정리, 사건에 대한 정리를 해야 하는 후반부에서 인물에 대한 정보를 뿌리는 것은 효율적인 방식이 아니다. 아예 코토코, 마츠 타카코가 맡은 역할처럼 미스터리하게 마무리 하는 게 목적인 캐릭터가 아니라면 후반부에 한 인물에 대한 설명을 전개하는 것은 그렇게 효율적인 방식이 아니다. 중반까지 흡입력 있던 이야기 조금은 산만해진 것은 그런 탓이 강하다. 개인적으로 거대한 굿판의 과정은 흥미로웠다. 말도 안되는 것 같지만 그 말도 안되는 상황이 이 굿판만의 매력이 된다. 준비의 과정을 자세히 묘사하는 것도. 이 영화만의 독특한 매력이 되는 것이다. 다만 취향에 따라서 굳이 라는 생각이 들면서 지루함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영화는 재밌다. 과잉을 기대한다면 충분히 기대를 채운다. 다만 후반부에 이르러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면 관객에게 몰입을 깨고 화면부터 현란 보기에 따라서 산만한 상태에서 이야기 전개에 실패해버렸다. 이야기의 절반 이상을 히데키를 중심으로 전개하면 중간에 루즈해지는 부분이 존재한다. 왜냐면 히데키는 히데키가 죽고 이면이 그려지기 전까지 지나치게 정형적인 선한 캐릭터로만 그려지기 때문이다. 히데키가 중심으로 그려지는 부분에서 카즈히로에 대한 트리우마를 풀어줬다면 마지막 부분의 산만함도 해결하고 중간에 루즈함도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그게 챕터 형식을 깨는 또 다른 극의 산만함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카즈히로의 마지막과 굿 장면의 마지막이 다른 챕터의 경계에 더 확실하게 섰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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