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기 초보 Jul 15. 2022

<아메리칸 팩토리> 리뷰

우리 시대 노동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자본과 노동의 문제. 중국 기업이 미국에 설립한 공장을 보여주며, 중반부까지는 미국과 중국의 문화 차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말하는 듯하다. 하지만 영화는 후반부에 가면 결국은 문화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노동의 문제임을 말한다. '중국계 자본의 유입-->미국 노동자와 중국 노동자 --> 중국 공장 방문 --> 미국 공장 파업 --> 기계화되는 노동'. 기승전결의 사단 구성으로 이루어진 느낌을 준다. 다큐멘터리지만 분명한 분기점과 변화를 만들어서 확실한 변화를 이루어내는 구성을 보여준다. 구성이 잘 짜여진 느낌을 준다. 촬영 방식이나 구성도 괜찮다. 외부자들이 없이 철저하게 공장과 관계된 사람만 나온다. 중국인 회장, 중국인과 미국인 노동자 등만 나온다. 지역 사회 인사나, 학자, 등이 없이 관계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입장을 통해서 보는 사람이 분석하고 생각하게 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노동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보여 준다. 중반부까지는 미국 노동자와 중국 노동자의 차이를 말하는 듯하다. 하지만 마지막은 다르다. 그리고 마지막이 더 중요하게 다가온다. 기계화된 미국 공장을 보여주면서 기계가 노동자를 대체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그리고 그 다음 장면은 일하는 미국 노동자와 일하는 중국 노동자, 퇴근하는 미국 노동자와 퇴근하는 중국 노동자를 교차로 보여 준다. 다음으로 기계화로 상실되는 일자리의 숫자가 자막으로 나온다. 종말하는 노동 속에서 노동자의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위협 받는 노동자는 국경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과 중국 모두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기계화되는 노동의 현장에서 노동자의 권리가 무엇인지 묻는 게 이 다큐의 목적임을 마지막에는 확실하게 보여 준다. 로봇 팔이 등장하기 전, 영화는 네 명의 상황을 각각 보여준다. 중국인 회장, 해고된 미국인 노동자, 가족이 모두 이민 온 중국인 노동자, 그리고 여전히 푸아요 공장에서 일하는 미국인 노동자. 자신들의 상황을 말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는 변화하는 현대사회가 담겨 있다. 근 30년간 엄청난 경제 성장을 해 온 중국에서 성공한 중국인 회장은 때때로 자신이 범죄자인가 고민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내 자신의 행동이 옳았다고 말한다. 단순히 한 개인의 말로 치부하기 보다 그 속에는 경제 성장에 대한 중국인의 생각이 담긴 것 같이 느껴진다. 심각한 미세먼지, 빈부격차 속에서 성장의 열매가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이내 부의 맛에 고민을 잊어버리는 중국인과 같은 모습. 이와 함께 연결되는 모습은 가족이 모두 미국에 온 것 같은 중국인 노동자의 모습이다. 이전 세대와 달리 그는 자신의 세대의 차이를 말한다. 단순히 성공을 넘어서 삶의 질도 이제 고민하기 시작한, 하지만 야근을 하고 일요일에도 일하는 성장기 국가의 노동자이자 새로운 세대의 중국을 보여준다. 해고된 미국인 노동자도 미국의 모습이다. 러스트 밸트의 쇠락과 꿈이 사라진 미국의 노동자 다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른다.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노동자. 영화 속에서 종종 등장하는 멘트.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지극히 트럼프가 생각나는 이 문구와 그의 처지는 어떻게 연결이된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공장에 남은 미국인 노동자는 아직도 남아있는 또 다른 아메리칸 드림을 말한다. 희망이 뭔지는 모르지만. 영화의 중반부 이후는 미국 공장의 노동현장과 노동 쟁의 과정을 다룬다. 중반부부터 결국은 노동의 문제임을 보여 준다. 낮은 임금, 위험한 노동환경, 노조 파괴 컨설턴트 등. 꼭 미국의 상황이 아니라도 우리나라에서도 익숙하게 봐 온 광경이 펼쳐진다. 그 모습은 '중국계'라는 문제와는 상관 없어 보인다. 결국 자본이 지닌 속성에서 나오는 풍경으로 펼쳐진다. 중반부에 중국 공장의 모습이나 미국에서 일하는 중국인 노동자를 묘사하는 모습을 보면 참 답이 없어 보인다. 미국 다큐니까 미국인의 시선에서 중국을 안 좋게 그릴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너무도 열약한 노동환경이다. 철저히 계약과 법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하는 노동이지만, 합법인 노조도 안된다. 노동자가 안전을 위해서 스스로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조치도 안된다. 등은 너무 심하다. 그리고 회장 사진을 무슨 최고 수령 마냥 걸어 놓는 것도 좀 아닌 것 같다. 중국 공장 회사 오리엔테이션도 너무 답이 없게 느껴지고. 문제는 자본의 국적, 노동의 국적이 아니다. 자본이 지닌 속성과 노동이 충돌하는 과정이다. 영화 속에서 말하는 노동의 미래는 불안하다. 자본은 국경을 넘으며 자신들에게 필요한 노동자만 취하면 된다. 심지어 그 노동자 조차도 점차 필요없는 사회가 되어간다. 노동의 미래는 불안하다. 그 불안한 노동의 미래에서 어떻게 할 건인지 영화는 살포시 질문을 생각하게 하며 끝난다.

매거진의 이전글 <산책하는 침략자> 리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