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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팀장 Jun 02. 2016

마흔 살의 마음에도 혁명을

카드 노트#3 박경철의 자기혁명

2011년에 초판이 발행된 책입니다. 이제야 읽었습니다. 젊은 청춘들에게 영향력 있는 멘토인 저자의 책을 나이 마흔이 돼서야 읽다니요. 늦어도 너무 늦었습니다. 그래도 건질 것이 있었습니다. 마흔이 넘으니 체력이 달리고 감각이 무뎌지지만 집요함은 늘어갑니다. 페이지 마커를 다닥다닥 붙여가며 책 안에 스며들어 있는 누룽지까지 싹싹 긁어 모아 봅니다.


생소한 것들로 부단히 나를 자극해야 터져 나오는 것이 창의성이라고 합니다. 점심을 먹을 때도 가던 식당만 가게 됩니다. 어떤 선배는 일주일에 S부대찌개 집을 3번이나 갑니다. 라면사리가 무한리필이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젊은 친구들도 대부분 가던 식당, 가던 커피숍을 주로 갑니다. 그래도 생소한 것들로 나 스스로를 자극해 보고 싶습니다. 우선은 점심식사 시간에 안 가본 식당을 가보는 것으로 시작해 보렵니다.


수확의 시기에 20대를 향한 메시지를 읽고 있자니 멍해집니다. 이 책을 좀 더 빨리 읽을 걸 이라고 생각해봐야 출판일이 2011년입니다. 하지만 이제 100세 시대라고 합니다. 40대에 준비하고 50대에 질주해서 60대에 수확하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어차피 60대가 되어도 노인정 출입은 너무 어려서 어렵다고 합니다. 60대에 열심히 수확하러 다니려면 40대에도 심고 뿌리는 것이 있어야겠습니다. 이렇게 한 장 한 장 써서 모으고 있는 카드 노트 또한 60대에는 큰 수확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자기혁명이 일어나기 위한 중요한 요소는 '실천'입니다. 하지만 실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실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자는 '태도'를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가끔 듣는 "자넨 태도가 맘에 안 드네"라는 말에서의 '태도'와는 의미가 조금 다릅니다. '무언가를 행할 준비가 된 상태를 지칭하는 말'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이 뒤 단락에서 저자는 필요 없고 의미 없는 것들을 버리는 것 또한 실천을 위한 태도의 변화라고 말합니다. 새로운 것을 실천하는 만큼 버려야 할 것들을 버리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0.1%의 창의적 인간, 0.9%의 안목 있는 인간, 그리고 평범한 99%로 이루어지는 문명과 문화의 발달사는 어쩔 수 없는 사회구조인가 봅니다. 그렇다고 99%가 무능한 패배자는 아닐 것입니다. 결국 99%라는 절대다수가 없다면 0.1%의 창의적 인간의 가치도 무의미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1%의 사람들에 의하여 문명과 역사의 방향은 바뀔 수 있으나 결국 그 거대한 역사의 흐름은 99%의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태어나는 순간 무엇이든 될 수 있었던 가능성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작아진다고 합니다. 이 가능성은 성공의 크기라기보다는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태어나는 순간에는 수많은 다양한 직업 중에 무엇이든 될 가능성이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다양성은 줄어들게 됩니다. 결국 어느 정도 나이를 먹게 되면 선택의 여지는 많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 또한 마음먹기에 따라 뒤집을 수 있습니다. 30대의 삶을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면 40대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준비의 시기를 보내면서 더 큰 가능성을 소유하고 50대에 인생의 두 번째 한 걸음을 내딛는 것입니다.


창의성의 원천이 생소함에 대한 경험이라면, 창의력이란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는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라는 말을 가끔 듣습니다. 주로 저보다 10살 정도 더 나이 드신 분들이 주로 쓰는 말입니다. 창의력은 창조가 아닙니다. 새로운 조합이고 편집이며 타고나는 것이 아니고 배우고 익혀서 얻을 수 있는 능력입니다. 창의력은 나이를 먹을수록 약해지는 기억력보다 더 오래 동안 우리를 돋보이게 해줄 수 있습니다.


기득권자들은 역사적으로나 어느 국가에서나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고자 합니다. 그러한 사회구조 속에서 저자는 적극적인 청년들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결국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사회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앞으로의 사회의 주인공이자 시민인 청년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문제를 남에게 맡겨서는 안된다'라는 말은 더 깊이 있는 사회 참여를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청년세대의 고통을 모르는 이들에게 정책을 맡기고 아무런 감시 없이 믿고 기다리기만 한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지 않을까요.


사무실에서도 자주 듣습니다. '세상이 요즘 너무 빨리 변해'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변화를 감지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성장하지도 않는 사람입니다. 성장하고 변화하는 사람은 요즘 각 산업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여유롭게 조망합니다. 어느 정도의 전망과 예측도 내어 놓을 수 있습니다. 땅에 가만히 서 있는 사람에게 KTX 열차는 매우 빨라서 그 형태를 제대로 볼 수 없지만, KTX 열차를 타고 가는 사람은 열차와 같은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열차 내외부를 잘 볼 수도 있고 열차가 방향을 틀 때 몸을 움직여 중심도 잡을 수 있습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행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에 지속적으로 헌신해야 한다고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법에 따르면 말이죠. 개인에게 주어진 영역 안에서의 노력을 말합니다. 그것은 아마도 직업의 소명이고 시민의 권리와 의무일 것입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아침마다 출근하는 수많은 직장인들과 교통신호와 수백수천 개의 법규를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공공의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간과 장소에 따라 가끔씩 허물어지기도 하는 이 공공의식은 사실 '사회를 향한 개인의 헌신'이라는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이 책은 저자가 6년 동안 전국의 학생, 학부모, 선생님 들과 나눈 대화의 기록입니다. 그래서 '20대',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마흔을 갓넘겨 읽은 '20대를 향한 메시지'가 그래도 마음을 울리고 머릿속에 가득히 남겨지는 건 20대 시절에 대한 아쉬움이 절반이고, '그래 다시 한번'이라는 다짐이 절반이기 때문입니다. 백세시대, 인생 이모작 시대를 헤치고 나갈 '제2차 자기혁명'이 필요합니다. 여러분도 필요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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