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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팀장 Jun 13. 2016

메모하라 1996

카드 노트#4 기억하지 말고 메모하라

기억하지 말고, 메모하라

'가장 좋은 것을 얻기 위해 좋은 것을 포기하라'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 다 놓친다'
기억은 주관적입니다. 컨디션에 따라 환경에 따라 그때그때마다 기억의 상태가 달라질 것입니다. 때로는 잘못된 기억을 머릿속에 담기도 합니다.
메모는 객관적입니다. 글자를 좀 못 쓰거나 메모하는 종이가 달라도 그 내용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또한 메모는 오랫동안 보존이 됩니다. 기억력을 완전히 뛰어넘습니다. 10년 30년이 지나서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은 사건도 메모의 내용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저자 사이토 요이치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역업, 호주대사관, 발명 학회, 단전호흡법. 서로 연결되지 않아 보이는 이력이지만 집필활동에 전념함으로써 각각의 분야가 서로 연결되어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은 1996년, 무려 20년 전에 일본에서 발간된 책입니다. 요즘 독서, 노트, 글쓰기에 대한 자기 계발서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20년 전 일본에서는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었는지 궁금했습니다.


메모를 크게 2가지로 분류합니다. 첫 번째는 '보고 듣는 메모'이고, 두 번째는 '기지(機智) 메모'입니다. 보고 듣는 메모는 일반적으로 수업시간에 배우는 내용을 메모하거나, 직장에서 회의 중에 다른 사람의 말을 메모하는 것을 뜻합니다. 상대방이 내가 메모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상황에서의 메모를 뜻합니다. 이런 경우 교수나 직장의 상사는 메모하고 있는 사람을 보고 기분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꿀 이득!
기지 메모는 머릿속에 순간적으로 떠오른 것을 소용돌이 형태로 자유롭게 적어나가는 것을 뜻합니다. 그 형태가 소용돌이처럼 연결되어 메모가 이어지기 때문에 이름을 이렇게 붙인 듯합니다.



영단어 암기엔 소용돌이 메모가 적격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라는 책이 떠오릅니다. 그 방법과 유사합니다. 중심이 되는 키워드에 연계된 단어와 숙어를 주변에 쓰고 연결하여 쉽게 기억될 수 있게 하는 메모 방법입니다. 소용돌이 메모는 하나의 중심 키워드가 주어지면 계속해서 소용돌이가 치듯 생각이 이어지고 메모를 합니다. 영어 단어를 외울 때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무에서 생각을 정리할 때도 쓰입니다. 회사나 상사 욕을 할 때는 메모까지 하지는 마세요.



메모에 쓰고 있는 카드 노트지는 대학에 다닐 때 카드 노트를 해보려고 왕창 구매했던 것인데 10년이 더 지나서 이렇게 실천하고 있습니다.

카드 노트의 크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휴대용으로는 명함 크기가 가장 알맞습니다. 항상 지니고 다니면서 명함 대용으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갑자기 명함이 없을 때는 명함 대용으로 사용합니다. 명함 크기의 메모지에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서 주거나 상대방이 명함을 준비하지 못했을 때 연락처를 받습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이나 다양한 앱 서비스를 통하여 연락처를 공유할 수 있지만 진짜 종이 위에 직접 손으로 써서 건네주는 매력을 아직 못 따라갈 듯합니다. 상대방이 깜짝 놀라서 더 잘 기억해 줄 거 같습니다.



'쓴다'라기보다 '그린다'라는 느낌이다.

누군가와 인터뷰를 할 때 - 공식적인 인터뷰가 아니더라도 -  메모를 하는 것은 유용합니다. 상대방의 생각과 근황에 대하여 더 깊게 공유할 수 있고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돌아볼 수 있는 매개체가 됩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메모를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대화의 키워드를 쓰고 그 키워드 간의 다양한 관계를 표시하다 보면 '쓴다'라는 느낌보다 '그린다'라는 느낌으로 메모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부전(附箋) : 서류(書類)나 문건(文件)에 간단(簡單) 한 의견(意見)을 써서
덧붙이는 쪽지

20년 전이라 '포스트잇' 같은 상품이 아직 자리를 잡기 전인 듯합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부전' 이 뜻하는 것을 보니 포스트잇 생각이 납니다. 저 같은 경우도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페이지 마커'를 사용합니다. 포스트잇과 유사제품들을 책을 읽을 때마다 책갈피로 쓰면서 중요한 부분이 나오면 부전으로 씁니다. 형광펜과 플러스펜으로 줄을 그어서 나중에 꼭 한번 다시 읽게 하기도 합니다.



지구의 북반구에서는 시계방향으로 소용돌이 메모를
남반구에서는 반시계 방향으로?

소용돌이 메모 견본을 보면 마인드맵과 유사한 형태를 띱니다. 다만 저자가 강조하는 소용돌이 메모의 노하우를 보면 소용돌이의 도는 방향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지구의 북반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배수구로 물이 빠져나갈 때 물이 오른쪽으로(시계방향) 도는 것과 같이 자연 속에서의 회전이 오른쪽인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소용돌이 메모 또한 오른쪽으로 하는 것이 익숙하다고 합니다.



메모를 잘 하기 위해서는 첫째 많이 메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항상 종이와 펜을 가지고 다니면서 메모를 많이 하면 잘하게 됩니다. 이 말은 이 책뿐만 아니라 여러 책에 나오는 말이기도 합니다.
둘째 메모를 분류하여 관리해야 합니다. 최초부터 분류 항목을 많이 할 필요는 없습니다. 카드 노트로 메모를 해나가면서 차츰차츰 분류를 늘려가는 것입니다. 잘 분류된 메모는 필요할 때마다 찾기가 쉽고 다양한 분류별로 새로운 주제를 형성해 나갈 수 있게 됩니다.



메모는 초능력이다

20년 전에 쓰인 책이라 PC나 스마트폰을 활용한 메모 법은 없었습니다. 사실 최근의 노트와 메모에 대한 책들도 오히려 PC나 스마트폰을 떠나서 직접 손으로 필기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두뇌를 더 자극하고 쓰기를 통한 생각의 지경을 더 넓힌 다는 것입니다. 꼭 사회생활에 성공하기 위하여 메모하는 것이 아니라, 삶 자체에 대한 돌아봄과 더 잘 살아감을 위해서 더 풍성한 메모를 하고 싶습니다.

메모는 우리가 가진 부족한 기억력을 거의 무한대로 증가시켜주는 초능력입니다.
메모는 우리의 생각이 더 깊고 넓고 풍성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증거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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