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만팀장 Aug 05. 2019

암살자의 도시에서 만난 업의 본질

미디어산업의 시계 바늘은 콘텐츠로 향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나에게 추천한 영화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였다. 

지난 주말에 더 이퀼라이저 2를 찾아보았기 때문인 듯하다.


이런 대사가 나온다. 

시계의 구조를 알려고 하지 말고 시곗바늘이 가리키는 곳을 보라


미디어 산업은 역사가 길지 않은 특이한 본질을 가진 산업이다.

그러다 보니 자본을 가진 대기업들도 첫 단추를 잘 못 끼어서 수천억을 허비하기도 하고,

단 5억 원이라는 법적 최소 자본금으로 시작해 기업가치 수천억에 이르기도 한다. (실제 국내에서)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미디어 사업은 그야말로 빅뱅의 시기이다.

지상파는 크게 흔들리고, 종편채널은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었다.

넷플릭스는 국내에 300만 이상의 유료 가입자를 연내 확보할 것이다.

재계 서열 4위 안에 드는 SK와 LG는 통신 방송 플랫폼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각각 태광의 티브로드와 CJ의 헬로를 합병, 인수했다.

왓 차는 여전히 버티고 있고, SK의 옥수수와 지상파의 POOQ은 푹 수수가 아닌 웨이브 서비스를 곧 출시한다.


이 정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 

미디어 산업이 가리키는 - 정확하게는 고객, 시청자가 원하는 - 시곗바늘의 방향이 선명하지는 않더라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만큼 드러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지금까지는 지상파, SK, LG 모두 플랫폼을 확보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KT는 스카이라이프까지 합쳐서 900만 가구를 보유했으니 좀 참고 있는 듯하다.


이 와중에 플랫폼을 매각하고 콘텐츠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2개의 사업자가 있다.

CJ와 JTBC 


CJ는 플랫폼을 매각하면서 까지 왜 콘텐츠에 집중하는가?

나는 이러한 선택을 업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하고 싶다.


미디어 산업이 가리키는 시곗바늘의 방향은 바로.

고객이 선택하는 콘텐츠

이다.

고객은 플랫폼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콘텐츠다.

미디어 산업의 본질은 콘텐츠에 있다. 플랫폼은 거들뿐이다. 

오히려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은 미디어 산업의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SK, KT, LG는 IPTV와 모바일 TV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가지고 수백, 수천억을 쏟아부었지만, 

단 한 개의 콘텐츠도 대작으로서 성공시키지 못했다.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를 보면 여자 주인공(FBI)은 계속 방황한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지만 알 수 없고,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도 힘든 상황이 반복된다.

여 주인공은 정의감과 준법정신에 의거하여 생각하고 고민하지만,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시계 바늘이 가리키는 곳이 아닌, 시계의 작동원리에 집착하고 있다. 내 생각이 아니고 우리의 멋진 알레한드로의 말이다.

알레한드로 역의 베니시오 델 토로



미디어 산업의 방향은 콘텐츠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 

덧붙이자면, 콘텐츠는 한국적인 것이 아시아와 세계에 통할 수 있다. 그 정서와 스토리를 따라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랫폼은 말 그대로 플랫폼일 뿐이다. 넷플릭스의 공격적인 가입자 확보를 시작으로 이제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은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미디어 산업의 시곗바늘은 모두 콘텐츠를 향하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넷플릭스가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