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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 writes Mar 17. 2016

마른 꽃 이야기

1. 프리지어


마른 꽃 이야기, 1


이천 십삼년 봄,

퇴근길에 만난

친구가 건넨 꽃입니다.

그냥 시원하게 맥주잔을 부딪히며

그냥 친구와 떠들었습니다.

그냥 봄이었고

그냥 밤이어서

그냥 좋았습니다.



퇴근하고 돌아오는 길에 은희네 집 앞에 갔다.

선물로 준비한 와인 한 병만 건네고,

빨리 집에 오려던 참이었다.

힘내! 이 한마디만 하고 오려고 했는데,

맥주 한 잔 앞에 놓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새벽 한 시가 훌쩍 넘었다.


은희랑 10년이 되었다.

10년이나 함께한 친구가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10년 전에 알았다가,

몇 년 있다가 다시 연락을 하고,

그러다 또 몇 년 있다 만나

좋은데서 밥을 먹는... 그런 친구가 아니라,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꼬박 함께한 친구.


잘 나가는 회사에 다니는 친구라던가,

돈이 많아서 자기 자랑하기 바쁜 친구가 아니라

재밌게 사는 법을 아는 친구,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법을 아는 친구라서.

또 그것이 대단한 것인지를

스스로 잘 아는 친구라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지갑 속에 지폐가 몇만 장이나 있은들

이렇게 든든할까.


3년 전에 쓴 글. 그리고 친구는 13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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