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자!'는 결정적인 사건이나 멘트 없이도 자연스럽게 진행된 결혼이었다. 그런데 친구들에게 결혼 소식을 알리자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은 하나같이 다음과 같았다.
"프러포즈 받았어? 어떻게 받았어~?"
"음... 아직...! 결혼식이 아직 많이 남기도 했고....ㅎㅎ"
프러포즈에 대한 로망이나 기대가 없었다는 건 거짓말이겠지만, 남자 친구가 프러포즈를 안 할 성격도 아니고.. 언젠가 하겠지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프러포즈를 크게 기대하거나 기다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예물을 생략하고 함께 맞춘 결혼반지의 수령 날짜가 한참이나 남아있었기에... 반지가 나오면 알아서 해주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5.21 1시에 시간 돼?"
"왜~?"
"오래간만에 영화도 좀 보고 데이트 좀 하자고... 회사에서 좋은 영화관 표를 준대..."
데이트 약속을 잡을 때도 계획을 잘 세우지 않는 P형 남자 친구인데... 다음 주 약속을 벌써부터 잡는다고!?
수상하다... 수상해....
나는 그날부터 조심히 그의 일주일 간 행동들을 지켜봤다. 딱히 무언가를 준비하는 것 같지도, 큰 이벤트를 기다리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저 보고 싶었던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를 좋은 영화관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들뜬 모습, 딱 그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디데이에도 혹시나 하는 기대 없이 영화를 잘 보기 위해 안경까지 챙겨 나갔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