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에서 한달살기

나와 친해지는 중 입니다.

by som

I just came to experience living here!

그냥 저냥 산지 2주째 이야기.


12시가 넘어가기도 전에 당연하다는듯 잠이 들고 아침에는 알람이 아닌 햇살에 눈을 뜬다.

창밖을 한번 보고, 간단히 준비 후 집 옆 공원으로 러닝을 간다.

아침잠이 많아 회사 출근 전 운동은 상상도 못했고, 재미없는 운동을 싫어하던 나는.
오늘도 뛰는걸 좋아하는 척 나를 속이고 꾸준히 달리고 있다.


아침마다 햇살을 받으며, 운동하는 사람들과 눈인사 한다. 가끔 나를 향해 엄지척 해주는 할아버지도 만난다.

오늘은 무얼할까. 뛰면서 동시에 고민 할 수 있는게 가득하다.

동시에 다양한 개들도 만난다. 귀여운 강아지. 착한 강아지. 주인밖에 모르는 강아지. 나에게 관심없는 강아지 등 개에 대한 여러번의 만남과 경험 중 무서운 강아지의 위협이 딱 한번 있었다.

물린건 아니지만. 그 순간엔 다리가 물려서 피를 철철 흘리는 나, 구급차에 실려가는 나. 아 나 여기서 다치면 어떡하지 별의 별 상상을 다한다. 안좋은 기억이 또 모든 좋은 기억을 덮고 두려움이 자리 잡아 개를 보면 흠칫하는 나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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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라는 질문에, 나는 천천히 대답을 생각해본다.


여행을 오면, 마음 안에 새로운 공간이 생긴다.
서울에서 잘먹고 잘 살고 사랑을 주고 받으며 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행복에도 총량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어느 정도 채워졌다는 느낌이 들면 오히려 불안해졌다. 그럴 때면 영원히 행복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에 휩싸였다.


정해진 하루를 충실히 따르고, 묵묵히 회사생활을 이어가고, 모든 사람에게는 상냥하지만, 결코 쉽게 가까워지지 않으며, 이해할 수 없다며 누군가를 욕하고, 미워하고, 비교하고, 질투하고, 자책하며 살아왔다.

좋거나, 좋지 않거나. 늘 극단적인 감정 사이를 오가며 그 중간 어디쯤은 마치 받아들일 수 없는 것처럼 늘 긴장하고 예민하게 나를 세워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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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와서는, 언제나 였지만, 또 처음 . 혼자 긴 시간들을 보내면서, 스스로를 다독이고, 합리화하고, 내 마음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생각할 틈조차 허락하지 않았던 서울의 일상은 해야 할 일과 콘텐츠로 바쁘게 채워졌지만,

지금 나는 그 자리를 사색으로 채우고 있다.


내 안에 뿌리내린 우울이 만들어낸 불안과 슬픔과 행복의 여러 갈래를 그저 흘려보내며, 때로는 즐기며 받아들인다.

서툰 영어를 그저 내뱉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나는 가끔 엉뚱하고, 맨정신에 몇 시간이고 춤출 수 있으며, 칭찬을 더는 의심하지 않기로 했고, 처음과 새로움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지금의 모습이 내가 바라는 진짜 나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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